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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의 스터디카페/이동현

같은 듯 다른 여성복&남성복과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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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동현 에프씨엘코리아 대표 (fclkorea01@gmail.com) | 작성일 2021년 05월 10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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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브랜드의 경우 복종별로 일하는 방식이나 조직의 구성,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 특히 여성복은 남성복·스포츠 등 여타의 다른 복종과 매우 다르다. 같은 듯 다른 각 복종들의 차이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성복은 수직적, 남성복·스포츠는 수평적

먼저 디자인실의 조직구성을 살펴보자. 여성복은 디렉터나 실장 밑에 팀을 둔다. 우븐팀, 니트팀, 액세서리팀, 소재팀과 같은 식이다. 그리고 우븐팀은 다시 정장팀, 캐주얼팀과 같이 브랜드 특성이나 테마에 맞게 나눈다. 각 팀에는 팀장이 있고 그 밑에 연차별로 인원을 구성한다.

 

여성복 디자인실은 소위 말하는 ‘군기’가 세다. 여성복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디자인 변화의 폭이 크기 때문에 디자인실을 총괄하는 디렉터 또는 실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디렉터나 실장이 가진 권한과 책임이 막강하다. 

 

그는 모든 것을 실적과 성과로 보여주어야 한다. 매 시즌별 판매실적에 따라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결정된다. 심한 경우에는 다른 브랜드로 이직한 뒤 첫 품평을 했는데 반응이 안 좋아서 바로 자리를 내려놓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장(또는 디렉터)의 권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여성복 디자인실은 수직적이고 상명하복 분위기다. 그리고 팀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그런 디자인실장에게는 충직한 오른팔이 자리 잡고 있다. 그들은 실장의 업무뿐 아니라 모든 것을 서포트하면서 동시에 디자이너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오른팔은 실장의 의중을 잘 헤아려야 하고 동시에 디자이너들을 잘 이끌며 중간자로써 상황을 잘 조율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실장은 브랜드를 옮길 때마다 자신과 잘 맞는 오른팔과 꼭 함께 움직인다.

 

반면 남성복이나 스포츠 디자인실의 조직은 좀 더 평등한 구조다. 이들 복종은 실장 밑에 아이템별로 조직이 구성돼 있다. 남성복의 경우에는 실장 바로 밑에 아우터 담당 디자이너, 자켓·바지·셔츠 담당 디자이너, 티셔츠·스웨터 담당 디자이너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스포츠의 경우에는 주로 남성팀과 여성팀, 용품팀으로 구분된다. 스포츠는 용품이 매출 볼륨도 크고 아이템과 스타일이 다양하기 때문에 팀의 규모도 크다.

 

남성복·스포츠 복종에서 담당들은 실장과 직접 업무를 진행한다. 담당간의 관계는 직급에 상관없이 수평적이다. 팀장은 밑에 팀원이 있더라도 자신의 아이템을 맡으면서 팀을 관리한다. 팀원들 역시 자신의 담당 아이템을 맡아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소재회의 주관 및 스타일 확정도 각각

상품기획 프로세스에도 차이가 있는데, 소재를 결정하고 디자인을 개발하는 방식에도 여성복과 남성복·스포츠 복종이 서로 다르다. 브랜드는 시즌 기획을 시작하면 소재의 방향성을 정하는 소재회의를 한다. 이 때 여성복은 소재팀에서 소재회의를 주관한다.

 

시즌 시작 전에 소재팀을 중심으로 소재업체를 상담해 브랜드에 적합한 소재들을 선택하고 스와치와 행거를 준비한다. 반면에 다른 복종들은 담당 디자이너와 MD가 자신이 맡고 있는 아이템별로 소재상담을 진행하고 소재회의를 준비한다.

 

소재를 결정할 때에도 여성복에서는 실장이 소재를 결정하는 주체가 된다. 그리고 디자이너들에게 각 소재별로 적합한 디자인을 개발시킨다. 때로는 동일한 소재를 두고 디자이너들간에 경선을 시켜 스타일을 확정하기도 한다.

 

반면 (실장과 기획팀장의 성향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남성복과 스포츠는 담당 디자이너와 MD의 의사가 많이 반영돼 소재가 결정되고 스타일이 개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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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에 맞춰 신속하게 제작하기 위해 

품평과 소재 발주 프로세스에서도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브랜드는 품평을 거쳐 전개할 제품을 확정하고 수량을 결정해 소재를 발주한다. 하지만 여성복의 경우에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발주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선발주’라고 하는데, 품평을 거쳐 어떤 디자인을 몇 장 만들지 결정한 뒤 그에 맞춰 소재를 발주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과 수량이 결정되지 않은 채로 소재를 발주하는 것이다. 

 

선발주는 소재회의를 통해 소재를 결정하고, 컬러회의를 통해 결정된 컬러들 중 그 소재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컬러로 대략의 제품생산 수량을 예측해 발주량을 정한 뒤 발주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최대한 온타임 시즌에 근접해서 상품을 만들기 위함이다. 여성복은 트렌드와 유행에 민감하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최대한 확인한 후 상품을 기획해 적중률을 높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이번 시즌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재를 미리 발주만 해두고 시즌이 시작된 이후 소비자의 반응에 맞춰 디자인을 개발해서 즉시 생산에 투입하려는 것이다(자라가 타브랜드에서 잘 팔리는 상품을 즉시 카피해 빠르게 만들어 파는 방식은 엄밀히 말해 국내 여성복이 1980년대부터 이미 하고 있던 전략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다만 우리나라 여성복 브랜드는 그것을 좀 더 정교한 프로세스로 발전시키지 못했고, 판매데이터 수집과 분석, 판매 및 재고소진관리 매뉴얼, 물류시스템 구축과 같은 인프라에 투자하지 않았기에 글로벌 SPA와 같이 성장하지 못했다).

 

여성복 브랜드들이 2주 만에 생산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는 소재가 이미 입고되어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만 나오면 즉시 생산에 투입해 2주 안에 상품이 나올 수 있다. 

 

생산도 ‘라인’이 아닌 ‘객공’을 활용해 기동성을 높인다. 실제로 주말 판매를 보고 월요일에 디자인을 결정해서 비록 소량이지만 주말에 매장에 상품을 입고시켜 판매 반응을 볼 수도 있다(‘라인’방식은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으로 라인에 제품이 흘러가면 거기에 배치된 각 인원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업무만 해서 옷을 생산하는 방식이고, ‘객공’방식은 미싱 한 대에 미싱사와 보조 두 명이 팀을 이뤄 온전한 옷 한 벌씩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 ‘라인’은 대량생산에 적합하고 임봉료가 싸지만 생산이 오래 걸린다. 반면 ‘객공’은 옷 한 벌은 빠르게 만들 수 있지만, 대량생산이 어렵고 임봉료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선발주’ 방식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소재 예측을 잘못하면 원단 상태 그대로 모두 재고로 남을 수 있다. 품평을 거치지 않고, 샘플을 씌워보지도(현업에서는 샘플을 만드는 것을 ‘샘플을 씌운다’라고 표현한다) 않은 채 발주를 하기 때문이다. 

 

원단이 입고된 후 디자인을 개발해 상품을 만들어보면 생각했던 것과 달리 상품이 형편없거나, 판매될 만한 제품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상품화하더라도 발주한 원단수량을 다 사용할 수 없는 때도 있다. 가장 최악은 판매가 좋을 소재라고 생각해서 리오더와 스팟을 감안해 수량을 많이 발주했는데, 적합한 디자인도 안 나오고 그나마 어렵사리 나온 디자인도 판매가 안 돼서 남은 원단재고를 소진할 수 없는 경우다. 

 

그래서 여성복 중 원단상태로 재고를 많이 갖고 있는 브랜드가 의외로 많다(물론 이런 리스크는 여성복뿐 아니라 전략적인 이유로 소재를 선발주한 남성복, 스포츠 등 모든 브랜드에도 해당된다).

 

트렌디한 옷이 되기 위해

여성복이 시즌에 근접해서 상품을 기획하는 또 다른 이유는 유명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컬렉션을 참조해서 자신의 브랜드에 접목하려고 하기 위해서이다.

주요 글로벌 패션박람회는 F/W시즌이 1~2월에, S/S시즌이 6~7월에 진행된다. 

 

세계 4대 컬렉션은 대개 2~3월에 F/W시즌이, 9~10월에 S/S시즌이 진행된다. 특히 4대 컬렉션의 브랜드들은 패션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그들의 디자인이 곧 유행이 되기 때문에 국내 디자이너들은 이 결과를 참조해서 상품을 디자인하려고 한다. 

 

그런데 컬렉션을 보고 디자인을 시작하게 되면 판매시점까지 원단을 생산해서 그 소재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따라서 여성복에서는 일반적인 상품기획 프로세스를 따르지 않고 소재를 먼저 발주한 뒤, 소재가 생산되는 동안 컬렉션을 분석해서 디자인을 개발하고 이후 입고된 소재로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듯 여성복에서 소재를 선발주하는 이유는 판매시점에 근접해서 디자인을 개발해서 적중률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지만, 유행이 될 만한 유명 디자이너의 컬렉션을 자신의 브랜드에 접목해서 트렌디함을 표현하고, 인기 있을 만한 디자인을 수정하려는 의도 또한 있다. 

 

하지만 남성복이나 스포츠는 비교적 이런 영향을 덜 받는다. 유명 디자이너의 컬렉션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은 주로 해외에서 생산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물리적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기획시작 시점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기획 일정이 빠른 남성복과 스포츠는 컬렉션의 결과가 나오는 시점에 이미 제품생산에 들어가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유명 디자이너를 따라 하기보다는 자신들 브랜드 고유의 콘셉트와 스타일을 명확히 하고 독자적인 상품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초점이 더 맞춰지고 있다. 어차피 스팟상품 외에는 컬렉션의 결과를 반영할 수 없는 기획스케줄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훨씬 자유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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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다양한 차이점들

업무적인 것 외에도 여성복과 기타 복종 간에는 다양한 차이점들이 있다.

 

특히 남성복·스포츠가 아닌 여성복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꼭 알아야 하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여성복 신입 디자이너에게만 있는 높은 진입장벽인데 바로 ‘피팅’이다. 신입 디자이너로 선발되려면 여성 표준 55 사이즈 체형이 최우선적인 조건이다. 여성복 브랜드는 자신들의 옷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기준 신체가 꼭 필요하다. 

 

지원자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신체사이즈가 해당 브랜드 기준 스펙에 적합하지 않으면 선발되지 못한다. 여성복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하는 수많은 지망생들에겐 불합리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기준일 수 있다. 

 

하지만 여성복 브랜드에는 콘셉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상품을 평가할 수 있고, 기능적인 부분에도 의견을 낼 수 있는 인원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업무와 모델의 역할을 겸할 수 있는 막내 디자이너가 최적인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막내 디자이너 역시 피팅을 통해서 여성복 패션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같은 이유로 남성복 디자이너들도 피팅이 되는 남성MD를 고대한다. 하지만 그 기준에 맞는 MD는 현실에 거의 없다).

 

피팅이 되지 않는 사람은 여성복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옷을 디자인하는 스타일 디자이너는 되기 어렵다. 하지만 소재 디자이너는 가능하다. 이들의 업무는 브랜드의 콘셉트에 맞는 소재를 기획하고 스타일에 맞는 원단을 소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남성복과 스포츠 복종에서는 신입 디자이너가 되려는 이들에게 디자인과 관련된 역량 외에 다른 진입장벽은 없다.

 

복종별로 차이를 보이는 것들 중에 주도권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브랜드에서 주도권은 MD와 디자이너 중 누가 쥐고 있을까? 이 부분은 복종의 특성, 시스템과 조직력의 차이가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남성복과 스포츠는 MD의 위상이 비교적 확고하다, 반면에 여성복은 아무래도 복종의 특성상 디자이너의 영향력이 크다. 기업의 규모나 성격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회사의 시스템과 조직이 중요하기 때문에 MD들이 아무래도 업무 장악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개인역량이 돋보이는 중견급 이하의 기업, 또는 패션 특유의 감성적인 문화가 중심인 기업은 디렉터와 실장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당연한 얘기지만 개인의 역량이 매우 뛰어나면 이 모든 것과 상관없이 주도권을 거머쥔다.

 

경쟁력 위해 상품 개발 방식 바뀌어야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국내의 여성복과 남성복·스포츠는 조직과 프로세스,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 큰 틀에 있어서는 유사하지만 세부적인 운영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각 복종은 자신들의 특성과 상황에 적합한 방향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이 차이는 어느 복종이 맞고 틀림이 아니라 해당 복종에 어느 방식이 더 적합하느냐와 같은 다름의 문제이다. 

 

프로세스와 시스템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복종마다 각자의 상황과 처지에 맞게 적절히 변형하고 개발해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으면 된다. 다만 우리나라 패션 브랜드들에게 아쉬운 것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개발하고,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하여 브랜드를 차별화하며, 소비자들로부터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로써 선택 받으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방식은 나름 의미가 있으며 지금까지 국내 패션이 성장해오는데 큰 역할을 해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국내 패션시장에서 명품만이 큰 폭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고, 자신만의 색깔을 국낸 브랜드가 많지 않은 것은 기존의 상품기획 방식의 한계에 도달했으며 새로운 프로세스의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보여주는 현실이라 생각된다. 

 

이제는 단순히 매출을 올리고 판매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차별화된 콘셉트와 적절한 브랜딩, 독보적인 상품의 브랜드가 많아지는 국내 패션산업을 기대한다.

 

경력사항

  • 現) ㈜FCL KOREA 대표
  • 現) 호서대/동서울대 패션디자인학과 강의
  • 現) 유통/패션기업/정부기관 교육기획 및 강의
  • 前) 글로컬 대구침장 특화산업 육성사업 자문위원
  • 前) ㈜보그인터내셔날 보그너 CDO
  • 前)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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