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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타운 패션 기업인가 데이터 기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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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희선 일본 유자베이스 애널리스트 (hsjung3000@gmail.com) | 작성일 2021년 06월 14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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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으로 어패럴 업계가 고전을 겪는 가운데 일본 최대의 온라인 패션몰인 조조타운 (ZOZO TOWN)의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의 실적 결산 결과, 상품취급액(GMV)은 전년 대비 21.5% 증가한 4,194억 엔(약 4조3천억 원), 매출액은 17.4% 증가한 1,474억 엔(약 1조5천억 원), 영업이익은 58.3% 증가한 441억 엔(약 4,5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대부분의 의류 브랜드가 오프라인 점포를 닫고 쇼핑의 디지털 시프트가 진행되는 중에 조조타운이 큰 혜택을 본 것이다. 

 

의류만큼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구입하던 소비자들도 온라인 쇼핑을 시작했고 실제로 조조타운의 신규 회원 수는 코로나 확산 후 많이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조조타운의 실적보다 실적 발표회에서 내세운 앞으로의 성장 전략이다. 

 

조조타운은 신체 측정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인 기업이다. 가장 처음 선보인 기술은 착용 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것만으로도 전신 사이즈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조조슈트(ZOZO SUIT)였다. 고객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함으로써 개개인에게 꼭 맞는 패션을 제안한다는 계획이었다. 

 

조조슈트는 발매 당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나 배송 지연과 사이즈 측정 후 구매로 이어지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사업이 중단됐다. 이후 지난해에는 조조슈트의 실패를 기반으로 정확한 발 사이즈를 측정할 수 있는 조조매트(ZOZO MAT)를 선보이며 신발 판매를 시작했다.

 

그리고 올 3월, 피부색을 진단하는 조조글라스(ZOZO GLASS)를 출시하는 등 고객이 집에서 자신의 신체 사이즈와 피부 색상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지속해서 선보였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번 실적 발표회에서는 손가락의 사이즈를 측정하는 조조매트 포 핸드(ZOZOMAT for hands)라는 새로운 디바이스를 곧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조타운은 꾸준히 소비자의 신체 측정 관련 기술과 디바이스를 개발해오고 있다. 모든 디바이스가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조조타운이 소비자의 신체 측정 기술에 적극적으로 임했던 이유를 이번 실적 발표회를 통해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신체 측정 디바이스와 이를 통해 축적한 소비자 데이터가 조조타운 미래 전략의 근간이자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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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1. ‘순수한’ 트래픽을 늘리다

오프라인 리테일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매장으로 유도할 것인가에 있다. 이는 온라인도 마찬가지이다. 구매 전환율(conversion rate)을 논하기 전에 우선 트래픽을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조조타운이 내세운 첫 번째 전략은 트래픽을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굳이 이름 붙이자면 ‘쇼핑이 아닌 순수 트래픽’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조타운이라는 웹사이트를 단순히 판매 장소가 아닌 미디어로서의 특성을 강화한 미디어 사이트로 쇼핑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방문자의 확대를 목표로 한다. 

 

사와다 코타로(澤田宏太郎) 조조타운 사장은 “고객들이 ‘상품을 사지 않아도 조조타운에 가면 즐거워’라고 생각하며 매일 방문하는 사이트로 만들고 싶다. 조조타운이 패션 잡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략의 핵심이 되는 것, 즉 고객들이 매일 방문하는 사이트로 만들기 위해 조조타운은 ‘퍼스널라이즈(개별화된) 데이터’를 활용한다. 조조타운은 그동안 조조슈트나 조조매트 등을 통해 고객들의 신체 사이즈 데이터를 확보해왔다. 온라인 쇼핑 내역을 통해 개개인의 취향에 관한 데이터도 이미 축적했다. 

 

이 두 가지 데이터를 활용하면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적합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고개의 취향에 딱 맞는 패션을 제안할 수 있다. 

 

전략 2. 계측 기술 라이선스 판매 

조조타운은 고객 개개인의 신체 관련 데이터를 취득하는 계측 기술을 자사의 콘텐츠에만 적용하지 않는다. 조조매트와 같은 디바이스 및 조조타운이 취득한 데이터를 다른 사업자들에게 본격적으로 판매한다. 이러한 계획은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데이터가 쌓였기에 가능하다.

 

예를 들어, 2020년 2월 말부터 무료로 배포한 조조매트는 4개월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113만 명이 이용했다. 즉, 113만 명에 해당하는 발 모형이나 사이즈 등의 데이터가 쌓인 것으로 이는 신발 제조업체들에게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조조타운은 조조매트를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다른 기업에게 판매하거나 혹은 자사가 취득한 데이터를 타사가 활용하도록 한다. 곧 출시 예정인 손 사이즈를 측정하는 조조매트 포 핸드는 쥬얼리 브랜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미 다이어트 서비스나 의료관계 사업자로부터 디바이스와 데이터 활용에 관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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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3. 판매 플랫폼을 넘어 생산 플랫폼

조조타운은 조조슈트 사업을 시작으로 자체 PB브랜드를 만들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고객의 신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제품을 생산한다는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조조슈트로 사이즈를 측정 후 실제 구매로 이어진 고객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조타운은 PB브랜드를 준비하면서 다품종 소량생산, 저비용, 단기 납기가 가능한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비록 자사의 사업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여기에서 얻은 자산을 활용해 이미 2020년부터 D2C 브랜드의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생산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단지 생산 설비를 제공하는 것만이 아니다. 조조타운은 생산뿐만 아니라 고객의 구매 이력 데이터를 통해 상품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 적정한 생산량을 제안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D2C 혹은 신생 브랜드에 적절한 생산량을 예측해주고 실제 생산까지 해주는 생산 플랫폼을 지향한다.

 

이러한 조조타운의 세 가지 신전략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데이터’이다. 고객 한 명 한 명의 신체 치수는 어떠하며, 어떤 옷을 구입하고, 어떤 신발을 가지고 있는지 등 모든 데이터가 쌓인다. 

 

이 데이터를 활용해 웹사이트에 더욱 풍성한 콘텐츠를 만들어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주고, 생산량을 예측한다. 동시에 계측 기술과 데이터를 외부 기업에게 판매한다. 조조타운이 지속적으로 선보인 조조슈트, 조조매트, 조조글라스를 통해 얻은 고객 데이터가 미래 전략의 근간이 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조조타운은 이제 패션 기업인가, 데이터 기업인가? 

 

경력사항

  • 현) 일본 유자베이스 (UZABSE) 애널리스트
  • 전) LEK 컨설팅 도쿄, 경영 컨설턴트
  • 저서 <사지 않고 삽니다>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
  • 동아비즈니스리뷰 (DBR), 퍼블리 (PUBLY) 등 다수 매체에 트렌드 칼럼 기고 중
  •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MBA (마케팅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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