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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트렌드 읽기/정희선

일본에 상륙한 ‘세계에서 가장 쿨한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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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희선 일본 유자베이스 애널리스트 (fpost@fpost.co.kr) | 작성일 2019년 10월 28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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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미츠이 부동산은 오피스부터 상업시설, 호텔 등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부동산 개발 전문 기업이다.

 

미츠이 부동산이 개발하는 상업시설은 매번 유심히 살펴볼 가치가 있다. 현재나 미래의 유통 트렌드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츠이는 새로운 상업시설을 개장할 때마다 공을 잔뜩 들이고 있기도 하다. 

 

지난 9월, 일본 도쿄 니혼바시(日本橋)역에 미츠이 부동산이 개발한 새로운 쇼핑몰 크레도 무로마치 테라스(コレド室町テラス, COREDO Muromachi Terrace)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미츠이의 신작은 대만의 성품생활(誠品生活, 세이힌세이카츠).

 

1999년 대만에 24시간 영업하는 성품서점(誠品書店)을 개장하면서 ‘서점 같지 않은 서점’ ‘세계 최초의 잠들지 않는 서점’으로 화제를 불러 모았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CNN 방송에서도 ‘성품생활’을 칭찬하는 뉴스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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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츠타야 서점도 벤치마킹한 ‘성품생활’


2006년에는 서적을 넘어 잡화, 문구류, 식품 등과 같은 품목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유니크한 콘셉트의 쇼핑몰 성품생활(誠品生活)을 개장하면서 현재 전 세계에 48개의 점포를 보유 중이다.

 

성품생활의 특징은 운영하는 점포 중 콘텐츠나 구성이 하나 같이 모두 모두 똑같은 점포가 없다는 점이다.

 

출점 지역과 도시의 문화나 특색을 받아들여 각각 다른 테마로 외관, 인테리어, 콘셉트 등을 담아 내 만들어 낸다.

하지만 성품생활은 모든 점포의 콘셉트를 달리하면서도 ‘체험’이라는 테마는 동일하게 적용한다. 성품생활에서는 어느 점포를 가더라도 유리 공예, 요리 체험 등과 같은 소비자가 직접 만져보고 만들어보는 클래스나 워크숍이 개최된다.

 

성품생활이 아직 한국 시장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의 츠타야 서점이 다이칸야마(代官山)점을 준비 할 때 참고로 삼았을 정도로 90년대 말부터 앞선 감각을 선보인 곳이다.

이러한 성품생활과 미츠이 부동산의 만남은 어떤 모습으로 태어났을까.

 

코레도 무로마치 테라스가 어떤 콘셉트로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프라인 리테일에 대한 의미 있고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첫 번째 키 테넌트(Key Tenant)의 중요성이다.

 

‘코레도 무로마치 테라스 = 성품생활’이라는 공식은 일본에서 오픈 직후 큰 화제가 됐다. ‘세상에서 가장 쿨한 백화점이 일본에 상륙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공중파 방송에서도 성품생활의 일본 상륙을 앞 다퉈 다뤘으며 개장 당일에는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필자는 개장한 지 보름이 지난 뒤에 찾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키 테넌트 갖추고 바잉 파워와 체험 결합 


만약 한국에 츠타야 서점이 상륙한다고 가정해보자. ‘츠타야 서점 한국 상륙’. 이 한 줄의 힘은 강력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츠타야 서점의 한국 버전을 보기 위해 쇼핑몰로 몰려들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즉, 엄선한 키 테넌트는 고객을 불러 모으는 힘이 된다. 미츠이는 새로운 상업시설을 준비하면서 기존의 쇼핑몰과 어떻게 차별화시킬 것인지 매우 고심했을 것이다. 이미 니혼바시에서 반경 5킬로미터 내에 히비야 미드타운, 긴자 식스 등 쟁쟁한 대형 상업시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츠이는 주변의 상업시설과 차별화하기 위한 핵심 전략인 키 테넌트로 대만의 성품생활을 들고나온 셈이다.

 

두 번째는 브랜드와 상품의 머천다이징 능력이다. 쇼핑몰 2층에 위치한 성품생활을 찾게 되면 적어도 대만의 거리가 연상된다. 대만의 거리와 시장을 재현한 콘셉트로 공간을 구성한 것인데 아직 일본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대만 브랜드가 켜켜이 쌓여 있다. 언뜻 보면 마치 대만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브랜드와 제품이 대만산이 아니다.

 

제품 중에는 처음 보는 일본의 브랜드들이 다수 섞여 있었는데, 일본 제품들이 대만 제품들과 이질감 없이 매우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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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만드는 양말’코너에서 한 고객이 페달을 돌리는 체험을 하고있다.> 

 

‘대만’과 ‘성품생활’이라는 핵심 테마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성품생활의 콘셉트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자국 콘텐츠의 머천다이징 능력에 필자 역시 감탄 했다.

마치 대만과 일본이 씨실과 날실처럼 촘촘하게 엮여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낸 듯한 느낌을 받기 충분했다.

 

그리고 마지막 키워드가 ‘체험’이다. 성품생활을 대표하는 테마이기도 하다. 일본에 상륙한 성품생활에서도 소비자들은 염색 공예, 자신만의 액세서리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금속·유리공예와 같은 다양한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 밖에도 ‘자전거로 만드는 양말’ 이라는 코너도 이색적이다. 적어도 일본 도쿄 상업지구에서는 보기 드문 콘텐츠다.  

   

자전거 페달을 발로 힘차게 돌리면 그 동력을 이용해 실이 짜여서 양말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자신만의 양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적지 않은 재미를 느끼며 체험을 위한 긴 줄을 서는데 마다하지 않고 있다.

 

성품생활을 전면에 내세운 코레도 무로마치 테라스의 흥행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다. 다만 필자는 코레도 무로마치 테라스를 둘러보면서 ‘기획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미츠이 부동산이 보유한 ‘콘셉트 기획의 힘’


소비자를 불러 모을 수 있는 강력한 콘셉트를 구상할 수 있는 전략적 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머천다이징 감각, 그리고 이것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이벤트를 만들어낸 창의력. 이 모든 것들이 꼼꼼하고 세밀한 기획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앞서 유통업 침체기를 겪었다. 일본이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등장했던 가성비, 편의성, 미니멀리즘, 대여와 공유 그리고 체험까지 소비 키워드는 최근 우리 사회의 트렌드와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충분히 국내 리테일 시장에 미츠이 부동산의 새로운 상업시설에 대한 고찰과 시도는 우리 국내 유통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 ​ 

경력사항

  • 현) 일본 유자베이스 (UZABSE) 애널리스트
  • 전) LEK 컨설팅 도쿄, 경영 컨설턴트
  • 저서 <사지 않고 삽니다>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
  • 동아비즈니스리뷰 (DBR), 퍼블리 (PUBLY) 등 다수 매체에 트렌드 칼럼 기고 중
  •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MBA (마케팅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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