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살아남는 3가지 법칙 > 시장탐구생활/조명광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장탐구생활/조명광

시장에서 살아남는 3가지 법칙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명광 비루트웍스 대표 (mkcho7@gmail.com) | 작성일 2021년 04월 12일 URL 복사
카카오톡 URL 복사

본문

ebb6afeac1e4186feba13bdddd49a167_1618117604_4733.jpg

<태극당>

 

가수 혜은이가 부른 <제3한강교>에 ‘강물은 흘러갑니다. 제3한강교 밑을 바다로 쉬지 않고 바다로 흘러만 갑니다’라는 가사가 나온다. 

 

이 가사 안에는 몇 가지 함의가 있다. 태백에서 발원한 한강물은 지형이 낮은 서해로 흘러간다는 원론적인 뜻과 함께 그 거대한 물길이 흘러가면서 증발하기도 하고 다른 작은 개울로 갔다가 지하로 갔다가 식수로 쓰이기도 한다는 의미가 있다. 

 

시장은 강물 같아서 인위적인 변화가 중간에 있기도 하지만 자연적으로 큰 물길은 바다를 향해 가면서 여러 단계의 변화를 맞는다. 팬데믹 상황 이후 시장은 인위적인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더욱 자연의 법칙을 따라가고 있다. 

 

원래 자연은 약육강식이 아니라 적자생존이라 하지 않았던가. 물론 시장에서는 약육강식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 소상공인이나 중소 중견기업이 차지하던 자리도 이제는 서비스 고도화 및 ‘최대한 버티기’라는 탈을 쓰고 자본과 규모의 힘으로 큰 기업들이 하나둘씩 비집고 들어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자가 마냥 강자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아니고 약자라고 해서 쉽게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팬데믹 이후 변화의 속도가 빨라졌다고들 한다. 누구나 체감하고 있는 변화다.

 

이런 변화의 속도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강하기만 하면 될까? 물론 강자가 생존하기 좋은 환경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시장 구성원 모두가 강자는 아니다. 

 

시장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 평화롭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약자들에게도 기회와 자리는 제공돼야 한다. 강자와 약자의 의미마저 흐릿해지고 있는 지금의 시장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ebb6afeac1e4186feba13bdddd49a167_1618117502_9457.jpg

 

1. 쌓아라 혹은 갈아엎어라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매번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나오는 곳이 시장이다. 

 

치킨집은 포화상태에 이른지 오래지만 여전히 새로운 프랜차이즈가 새로운 맛을 가지고 나타난다. 생필품을 만드는 회사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차고 넘치는데 페이스북에 새로운 이름을 내걸고 효과 좋은 세정제네 화장품이네 하면서 소비자를 현혹한다. 

 

이렇듯 포화된 시장에서는 새로운 것을 계속 보여주는 것이 생존의 법칙일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은 그만큼 자원을 많이 필요로 한다. 소비자의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하고 이름을 각인시키는 작업과 실제 사용 시 기대했던 바를 충족시켜줘야 하는 복잡다단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렇다고 오래 터를 닦은 기업이라고 쉬운 것도 아니다. 오랜 역사는 전통과 신뢰를 가지고 있는 게 일반적이지만 새로운 경쟁들로부터 약점을 공격당하기 일쑤고 지속해서 새로움을 보여주지 않으면 과거에 머물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소비자의 외면을 받게 된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차곡차곡 쌓아온 역사를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하고 이를 통해 시장에서 영역을 키워가는 브랜드가 있다. 

 

동대입구역을 오르면 눈에 띄는 오래된 빵집이 있다. 바로 ‘태극당’이다. 태극당은 1946년에 명동에서 개업했다가 1973년 현재의 장충동으로 이사했다. 이사한 곳에서만 50년이 다 되어가는 역사를 지녔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냥 오래된 빵집이었다. 

 

하지만 지금 MZ세대에게 가장 힙한 브랜드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2015년 리뉴얼을 통해 새롭게 단장한 후 갤러리를 오픈하고, 신발 브랜드와 협업을 하고, 힙한 장소에 분점을 내면서 요즘 방식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마트와 태극당이 공동으로 개발한 버터케이크를 출시하고 전국 매장과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

 

태극당이 지금처럼 되살아난 배경에는 그간의 역사를 과감히 걷어내고 새로움을 이식했기 때문이다. 단골 어르신들만을 위해 존재하는 빵집이 아니라 전 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아카이빙(archiving)된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내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세련된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맨땅에서 새롭게 시작해서 역사를 쌓아가고 있는 브랜드도 있다. 마포에 본점을 두고 있는 베이커리 카페 ‘프릳츠 커피 컴퍼니’는 2015년에 오픈해 이제 5년여가 지난 어린 회사다. 

 

하지만 커피나 베이커리 품질에 있어서는 어리지만은 않게 평가받고 있다. 건물 내에서 당일 판매분의 빵만 만들어 팔고 세계 각지의 농원에서 직접 공수받은 원두를 로스팅한다. 공장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상품들을 정성스럽게 소비자에게 접대하는 것이 이 집의 생존방식이다. 

 

물론 이런 브랜드가 최근 들어 많아지고 있지만 이를 꾸준히 유지하는 일은 또 다른 세계의 일이다. 시장에서의 견제도 있을 것이고 새로운 경쟁자도 나타날 것이지만 여전히 그들만의 길을 걸으며 자신들의 역사를 쓰고 있다. 

 

태극당과 프릳츠는 기업 나이로만 보면 할아버지와 손자 사이의 관계지만 공통적인 면들이 많다. 우선 자신들이 판매하는 상품을 진심으로 만든다. 60~70대 제빵장인들이 열과 성을 다해 빵을 만들고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는 등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쌓는 것과 갈아엎는 것이 반대인 경우는 건축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비즈니스에서 쌓는 것과 갈아엎는 것은 각기 다른 일이 아니라 계속 성장하고 유지하기 위해 동반돼야 하는 하나의 법칙이다. 

 

2. 올라타든가 나만의 아이덴티티가 있든가

이커머스 시장은 하루하루가 전쟁터다. 올해 들어서 유난히 굵직한 소식들이 끊임없이 들려오는데 쿠팡은 미국에 상장해 두둑한 실탄을 챙겼고 5조 원대 매물로 나온 이베이가 어디로 갈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져 있다. 

 

여성복 편집숍으로 이름을 날린 W컨셉은 무신사를 쓱닷컴( SSG.COM) 품에 안겼다. 아마존은 11번가를 통해서 국내에 상륙하려하고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이제 한두 번 클릭이면 내 집까지 물건을 보내준다. 

 

커머스 대부분의 이야기가 플랫폼 비즈니스로 귀결되고 있다. 커머스의 정의도 그에 따라 바뀌고 있다. 과거 커머스는 제조사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중간상의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면 현재 커머스는 소비자의 니즈를 발굴하고 필요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설계하고 제조까지 한다. 

 

플랫폼의 성장에 올라타서 같이 성장하거나 자신만의 플랫폼을 가지고 골리앗과의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이 현재 커머스의 환경이다. 이런 환경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긴 역사를 볼 때 아주 최근에 일어난 일들이다.

 

블룸버그 자료에 의하면 2009년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플랫폼 기업으로 정의된 곳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뿐이었다. 하지만 2019년에는 상위 10개 회사 중 7개가 플랫폼 회사이고 그나마 제조사는 존슨앤존슨 하나뿐이다. 세상이 이미 플랫폼 구조에 종속돼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비즈니스 영위자들에게 지금의 환경은 기회이자 위기다. 경쟁력을 갖춘 상품과 서비스를 보유한 기업들에게는 그만큼 판매가 쉬워진 측면도 있지만 과거의 방식대로 대응해온 기업들이라면 언제든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것이 현재의 시장이기 때문이다. 

 

작은 커뮤니티와도 같았던 무신사나 스타일쉐어 등의 이커머스가 성장해 시장의 주류로 등장한 것이 불과 몇 년 전 일이다. 이커머스 시장은 전체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 중 하나다. 마켓컬리의 성장 이후 대기업의 잇따른 카피캣 서비스 등장은 이런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과거처럼 이커머스의 손에 의지해야 하던 부분도 있지만 플랫폼 구조에서 반대로 자신들의 역량과 소비자와의 호흡을 통해 새롭게 플랫폼을 만드는 경우도 많아졌다. 

 

환경의 변화에 올라타든지 아니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어야 생존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양분법적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지금의 플랫폼 환경에 얼마만큼 빠르게 적응하고 대응하는가가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비즈니스들에게 숙제인 것처럼 우리의 힘을 어디에 더 주어야 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커머스가 양극화된 듯이 보이지만 그 속에서도 파편화는 계속 이뤄지고 있다. 그 어딘가에서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 균형을 잘 유지하는 기업도 있다. 대부분의 패션 기업들은 자사몰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이렇다 할 자생력을 보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신성통상이 자사의 많은 브랜드를 가지고 온라인몰(탑텐몰)을 잘 운영하는 편인데 이는 라인업이 넓고 끊임없이 소비자를 불러들이는 프로모션과 가격 정책 덕분이다. 탑텐몰은 네이버의 쇼핑 카테고리 또한 잘 활용한다. 자사 플랫폼과 거대 쇼핑 플랫폼을 적절하게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의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온오프라인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 각 영역에 맞는 힘을 실어주고 있다. 

 

플랫폼의 득세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지만 마냥 거대 플랫폼에서 많은 자원을 쓰고 있을 수만은 없다. 자기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가능한 방법을 실행에 옮겨야 생존할 수 있다.

 

ebb6afeac1e4186feba13bdddd49a167_1618117682_6274.jpg

<파타고니아가 캠페인의 일환으로 내세운 캐치프레이즈‘Don’t buy this jacket’>

 

3. 진짜이거나 진짜 가짜이거나

4월에는 1년에 한번 소소한 거짓말(?)을 허락하는 날이 있다. 바로 만우절이다. 기업에게 만우절은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위기가 되기도 한다. 재기 발랄하고 위트 있는 콘텐츠로 소비자와 재밌게 소통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어떤 기업들은 과도한 몰입으로 만우절을 즐기지 못하고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기도 한다. 

 

폭스바겐 아메리카는 만우절 이틀 전 폭스바겐의 이름을 전기차 중심의 비즈니스 방향성에 맞게 볼트바겐으로 바꾼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잠시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사라졌지만 북미 폭스바겐 사장의 코멘트가 달리고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라는 시장 환경과 맞물려 여러 매체에 보도되면서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만우절 장난이었다고 하는데 이미 일은 일파만파 커지고 말았다.

 

폭스바겐은 연비 사건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새로운 상처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과오를 저질렀다. 진실과 거짓에 대한 판단기준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기업에게 소비자가 계속 관심을 갖게 될까?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도 시장에서 중요한 시대가 됐다. 

 

과거 기업이나 비즈니스 영역에서 이익을 위해서는 희생되는 것들에 대해서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사회적 책임을 나누는 시장에서 더 이상 그런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돈을 벌더라도 제대로 벌라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졌다는 뜻이다.

 

파타고니아가 캠페인의 일환으로 내세운 캐치프레이즈가 ‘Don’t buy this jacket’이었다. 과연 소비자들이 이 메시지를 어떻게 해석했을까? 그동안 파타고니아는 이런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 만큼 진정성을 비즈니스 과정에서 보여주었기 때문에 소비자는 파타고니아가 진정 환경을 사랑하는 기업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물론 거기엔 원론적이 모순이 있다. 이런 메시지가 파타고니아를 성장시키고 더욱 많은 상품을 만들어 내야하고 전세계적으로 팔려야 하는 비즈니스 확장성에서 오는 반대급부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신이 아닌 이상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다만 내가 속한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진짜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소비자들은 이들을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진정성(Authenticity) 마케팅이란 말도 있다. 진정성(眞正性, 진실하고 참된 성질)은 진짜라는 말이다. 여기서 진짜는 오리지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인간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이라는 큰 틀에서 환경과 사회적 가치까지 고려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기업의 화두는 ESG로 모아지는 듯하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한다. 엄밀하게는 기업투자에 있어서 재무적 요소만큼 비재무적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에서 나온 말인데 무슨 경영 트렌드인 것처럼 쓰이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ESG 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가운데 선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모든 프로세스에 과연 진정성을 기본으로 실천하느냐가 관건이다.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경제적 가치도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누리기 위해서 모든 사람이 잃게 될 수도 있다. 

 

오리지널을 흉내낸 가짜 브랜드들이 있다. 이 브랜드가 진정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해보자. 남의 지적 재산권을 흉내낸 것은 가짜에 불과하다고 여길 수 있겠지만 진짜 가짜를 통해서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진정성이란 말은 완벽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절대 세상과 비즈니스가 완벽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성은 지속가능성을 크게 담보한다. 진정성만으로 지속가능성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진정성 없이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팬데믹 이후 시장의 전개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대응하기도 전에 변화된 환경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그렇다고 두 손 놓고 보고 있을 수 없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아카이빙 방식을 다시 생각해 보고, 우리가 발을 딛고 있어야할 플랫폼의 성격을 규정하고, 우리 비즈니스의 진짜 의미는 무엇인지 계속해서 자문해야 할 것이다. ​ 

경력사항

  • 현 비루트웍스 CEO/ 씨엘앤코 대표컨설턴트/ 한양대사이버대학원 마케팅MBA 겸임교수
  • 전 신세계 백화점 CRM팀 과장
  • 현대캐피탈 고객전략팀 과장
  • 타이드스퀘어 상품팀 부장
  • 삼성카드 브랜드팀 차장
  • 인스테리어 CMO
  • 저서 : <마케팅무작정따라하기>, <호모마케터스>,<21일마케팅>

FSP 연재

POST
STAND
(주)다음앤큐큐

인터뷰

패션포스트 매거진

55호 55호 구독신청 목차 지난호보기

접속자집계

오늘
465
어제
2,015
최대
14,381
전체
1,585,066

㈜패션포스트 서울특별시 강서구 공항대로 213 마곡보타닉파크타워 2 1217호
TEL 02-2135-1881    FAX 02-855-5511    대표 이채연    사업자등록번호 866-87-01036    등록번호 서울 다50547
COPYRIGHT © 2019 FASHION POST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