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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의 게임 마케팅 ‘메타버스’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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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현아 글쓰는 마케터 (atoz_story@naver.com) | 작성일 2021년 02월 08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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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SF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은 당시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2,000여억 원의 제작비가 들었는데 그중 1,600여억 원을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판권 계약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 덕에 이 영화는 SF 팬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킹콩’ ‘로보캅’ ‘건담’ ‘배트맨’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등 수많은 캐릭터의 등장에 한 번 보고 그칠 영화가 아니라는 평을 얻었으며, 스치듯 지나가는 캐릭터들도 유심히 살펴보라는 꿀팁도 등장했다. 로그인하는 순간, 모든 것이 현실이 된다.

 

감독이 무려 스티븐 스필버그이며, 1980 ~90년대를 아울렀던 대중문화 콘텐츠를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도 이슈였지만, 그보다 이 영화가 개봉 이후에도 오래도록 회자됐던 이유는 미래의 메타버스(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 세계를 엿볼 수 있어서다.

 

때는 바야흐로 2045년. 영화 속에는 ‘오아시스’라는 이름의 거대한 VR 세계가 등장한다. 이곳의 모든 사람이 VR 헤드셋과 햅틱 장갑을 끼고 오아시스에 접속해 새로운 삶을 누린다. 암울한 현실과 달리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한 가상현실 게임 ‘오아시스’. 그곳에 로그인하는 순간, 모든 것이 현실이 된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점은 가상현실 게임 ‘오아시스’가 현실과 완전히 분리된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가상현실임을 알지만, 그곳에서 모든 것을 하며 가상현실에서의 구매는 현실과 이어지기도 한다. 주인공은 게임 안에서 획득한 사이버 머니로 게임 속 재미도 고통도 실제로 모두 느낄 수 있는 ‘햅틱 슈트’를 구매하는데, 이것은 실제 주인공 집으로 배송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자신의 아바타를 원하는 모습으로 꾸밀 수도 있다. 성별 선택은 물론 머리 스타일과 옷 스타일, 신발까지도 직접 고르면 된다. 파티에 갈 땐 파티복으로, 운동하러 갈 땐 운동복으로.

 

1초 만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변신할 수 있어서 일상에서 옷을 갈아입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 영화 속 사람들은 더욱 완벽한 게임 속 경험을 위해 고가의 장비와 패션 아이템 등을 구매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가상화폐 충전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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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플레이어 원'의 한 장면>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 게임 업계에 러브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기업은 현실보다 메타버스인 오아시스 안에서 광고하는 것을 선호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오아시스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시대 배경인 2045년은 아직 멀게만 느껴지지만, 어쩌면 메타버스 경제는 이미 시작된 것처럼 보인다. 내로라하는 패션 브랜드들이 게임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루이비통은 2016년 ‘파이널판타지 13’ 게임 캐릭터를 실제 모델로 기용한 것에 이어, 2019년에는 ‘리그오브레전드(LoL,롤)’ 제작사 라이엇게임즈와 2년간 파트너십을 맺었다. 

 

물론 출시 한 시간 만에 품절됐지만, 루이비통 로고가 들어간 의류,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을 롤 게임 속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명품 브랜드 마케팅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 결과 가트너가 발표한 2019 명품 패션 브랜드의 디지털 지수를 평가한 보고서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지니어스’ 레벨로 디지털 마케팅 역량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비단 루이비통만이 아니다. 발렌티노와 마크제이콥스는 닌텐도 게임 ‘동물의 숲’에서 캐릭터 의상을 선보였으며, 이 의상들은 실제 매장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구찌는 한 발 더 나갔다.

 

모바일 게임 ‘테니스클래시’와 협업해서 게임 속 캐릭터 의상을 선보였는데, 이 아이템은 실제 구찌 웹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어 현실과 가상세계를 넘나드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구찌 비’, ‘구찌 에이스’ 등 총 9개의 간단한 아케이드 게임을 개발해 구찌 모바일 앱에서 즐길 수 있게 했다. 그 덕에 세계 최대 온라인 검색 플랫폼인 리스트(Lyst)에서 발표한 ‘5분기 리스트 인덱스(전 세계 소셜미디어에서 해당 브랜드와 제품이 언급된 횟수 등을 종합해 발표하는 분기별로 인기 있는 브랜드와 제품 순위)에서 3분기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즉,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명품 브랜드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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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테니스 클래시 게임속 구찌 아바타 의상 photo 구찌앱>

 

게임 아바타에 명품을 입힌다

필자의 중학교 시절은 크레이지 아케이드와 함께였다. 방과 후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하거나 나이와 직업을 모르는 누군가와 팀을 이루어 게임을 하기도 했다.

 

게임 중 폭탄에 맞아 물방울에 갇혀 있을 때 되살아나기 위해 눈을 질끈 감고 바늘 몇십 개를 현금 구매한 전력도 있다. 성인이 된 지 한참 지난 지금도 카트라이더를 하며 캐시로만 살 수 있는 스펙 좋은 차에 군침을 흘리며, 매일 출석만 하면 받을 수 있는 아이템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자정이 지나면 카트라이더에 접속한다.

 

어쩌다 캐시템(사이버 머니가 아닌 현금으로 구매한 아이템)으로 무장한 누군가를 만나 절대로 이길 수 없는 레이스를 할 때면 너무 분해서 진지하게 현질(온라인게임의 아이템을 현금을 주고 사는 행위)을 고민하기도 한다.

 

필자를 포함해 밀레니얼 세대는 크레이지 아케이드에 이어 카트라이더가 나오고 메이플스토리, 리그오브레전드가 등장함에 따라 게임과 함께 성장했다. 이전 세대와 다르게 게임 속에서 물리적 제한을 초월해 어마어마한 다수를 만나 소통한 첫 세대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게임 안에서 ‘나’를 증명할 아바타를 가꾸는 건 이들에게 당연한 일이다. 

 

게임 속에서도 현실 세계처럼 사회생활이 존재하기에, 현실 세계에서 로그아웃하고 게임에서 로그인하는 순간 또 하나의 사회생활이 시작된다. 따라서 아바타는 나를 보여주는 하나의 ‘부캐’가 아닌 곧 ‘나 자신’인 셈이다. 이제 밀레니얼 세대는 어느덧 성인이 됐다. 어릴 적 엄마 핸드폰으로 몰래 결제하거나 용돈으로 문화상품권을 구매해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던 그 아이들은 더 이상 눈치 보지 않고 결제 버튼을 누른다. 

 

명품 브랜드들이 게임 속으로 뛰어드는 것은 ‘성인이 된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것이다.

더 정확히는 ‘지금 당장 명품을 구매하진 못하더라도 조만간 구매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출 것으로 보이는 세대’를 겨냥한 거라 봐야 한다.

 

연례행사처럼 큰맘 먹고 한 번씩 명품을 구매하기도 하는 이 세대는 게임 속 아바타를 본래 자기 자신처럼 꾸민다. 즉 ‘나’는 못 입어도 ‘내 아바타’에게는 단돈 몇만 원으로 명품을 휘감아줄 능력은 된다. 실제 명품 구매보다 가격은 몇십 배에서 몇백 배 저렴하지만, 만족도는 그에 비례하게 낮아지지 않는다는 것도 큰 구매요인이다. 

 

명품 브랜드 입장에서도 남는 장사다. 지금은 아바타 옷만 살지언정 언젠가 실제 고객이 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며, 게임 속에서 명품을 입고 돌아다니는 아바타들은 자발적으로 홍보대사가 되어주니 말이다.

 

더불어 명품에 관심 없는 이들에게도 모바일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레 브랜드에 입문할 수 있도록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게임에 진출한 명품이라니, 심지어 트렌디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여기에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난 게임 소비는 명품 브랜드의 게임 마케팅에 기름을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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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러플 포르쉐 타이칸 4S photo 넥슨>

 

게임 마케팅, 지나가는 소나기 아니다

다시 카트라이더 얘기로 돌아가 보자.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카트라이더 속 수많은 카트는 어느 브랜드의 슈퍼카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은 있어도 실제 슈퍼카는 없었다. 라이선스 문제 때문이다. 라이선스를 받는다는 것은 해당 차량의 주요 스펙과 디자인 북 등의 자료가 넘어간다는 뜻이며, 이것은 수십에서 수백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로부터 수년이 지난 지금 카트라이더에 포르쉐가 떴다. 포르쉐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4S’가 출시됐으며, 포르쉐 카트로 실력을 겨루는 대회도 개최된다고 한다. 여기에 ‘라이선스’라는 말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협업’이란 말이 등장한다. 즉 게임 업계에서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던 명품 브랜드가 이제 윈윈할 수 있는 관계로 변화했다는 말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파워다. 

 

밀레니얼 세대는 어릴 적부터 게임을 통해 비대면 관계를 맺어왔기에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하다. 이들을 충성도 높은 팬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현실과 가상세계를 넘나드는 끊김 없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경험은 재미있고 특별하고 즐거운 경험이어야 한다. 그렇기만 하다면 밀레니얼은 게임 속 아바타를 통해, SNS 계정에 공유하는 것을 통해 브랜드 경험을 자발적으로 이어갈 것이다.

 

마케터로서 앞으로 브랜드들이 어떠한 방법으로 게임 마케팅을 영위해 나갈지 기대된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 중 한 사람으로서 어쩌면 머지않아, 필자도 카트라이더 게임 속 아바타에게 명품 하나쯤 선물할 수 있지 않을지 기분 좋은 추측을 해본다.

 

경력사항

  • 프리랜서 브랜드 마케터&에디터
  • 현) 인스텝스 콘텐츠 마케터
  • 현) 국제디지털노마드협회 마케터
  • 전) 그라스메디 브랜드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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