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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파괴 주의자가 된 ‘베네통과 베트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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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현준 패션저널리스트 (jihj314@naver.com) | 작성일 2021년 07월 26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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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말하기를 좋아한다. 브랜드도 사람처럼 말하기를 좋아한다. 그들의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공개하고 공감을 얻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보통 럭셔리 명품 브랜드 대부분은 특정 계층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펼치며 그들의 충성도를 발판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며 브랜드 평판을 계속해서 확장한다. 

 

그와 동시에 대중들과 일반인들에게 위화감을 조장할 만한 가격과 캠페인을 통해서 그들만의 세계를 강조한다. 하지만 이들과 다르게 사회적인 이슈를 다룬 광고 사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베네통(Benetton)이다. 

 

사회운동의 선봉장 ‘베네통’

베네통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내보임으로써 패션 회사라는 정체성을 넘어 사회 이슈를 이야기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대중들에게 인식시켜 주었다. 

 

베네통은 이탈리아 폰자노에서 10대 소녀가 털실로 오빠의 스웨터를 떠주는 것에서 출발해 현재는 세계 120개 나라에 매장을 가진 대형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됐다. 

 

일반적으로 브랜드가 멋진 모델들이 멋진 포즈를 취하며 멋지게 제품을 홍보하는 것과 달리 베네통은 전혀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과 제품을 해석했다. 패션 광고의 재해석은 베네통이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꾸준하게 사회적 이슈를 광고에 담아왔다. 

 

거대한 논쟁으로 광고가 중단되는 일을 겪는 후폭풍을 겪더라도 사람들로부터 외면받기 쉬운 불편한 현실과 진실을 세상에 당당하게 보여주는 사회운동의 선봉장 역할을 스스로 자처해왔다.

 

특히 국가·종교 지도자들이 키스하는 모습을 합성해 담은 베네통의 ‘언헤이트(Unhate)’ 캠페인 광고는 국가 간 갈등이 끊이지 않던 시대 속에서 서로 미워하지 말라는 커다란 사회적 정치적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1991년 신생아를 담은 광고 또한 파격적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광고는 실제 사형수가 된 사람을 광고로 등장시킨 것으로 대중의 공분과 많은 반항을 불러일으켰다. 생명의 존엄성과 사형제도의 문제를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만든 광고였지만 피해자들의 눈물을 무시한 광고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아주 짧고 강렬한 기억만을 남긴 채 역사적 광고의 하나로 사라졌다. 

 

수많은 명품 브랜드가 ‘내가 제일 예뻐, 내가 제일 멋있어’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세상에 내뱉으며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애쓰지만, 세계적인 이슈를 광고로 다루는 베네통은 사회적 변화를 위해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가 망가지고 사회적 비판에 시달리더라도 자신이 추구하는 사회적 이슈를 내뱉기 위해 오늘도 달린다. 

 

2008년부터 아프리카에서 microcredit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 베네통은 자사의 작은 움직임이 ‘나비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믿음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희생하면서까지 노력하는 매스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진정한 아이콘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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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통은 사형수가 된 사람을 광고로 등장시킴으로써 대중의 공분과 수많은 반항을 불러일으켰다.>

 

자유롭게 표현하는 ‘베트멍’

21세기의 베네통이라고 일컬어지는 베트멍은 거리낌 없이 키스하는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등 Rave(광란의 파티 문화: 레이브는 일반적으로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을 연주하는 DJ의 공연을 특징으로 하는 창고, 공공 또는 사유지에서의 댄스파티를 묘사한다. 위키백과 참고) 문화를 그대로 노출한다. 

 

남녀 사이의 성 평등을 지향하면서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사람에게 옷을 입힌다는 베트멍은 창립 모토를 ‘person’이라는 부분에 체크를 한 티셔츠를 입은 여성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Have a nice day’라는 메시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가운데 손가락으로 ‘fuck you’ 이미지를 보내는 베트멍은 아이러니한 레이브 문화를 강조함으로써 베트멍을 입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말하는 권리를 가질 수 있음을 자연스럽게 알린다. 

 

대중들과 소통하는 장소인 인스타그램에서 스스럼없이 베트멍을 입고 활동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베트멍 버거를 먹고,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베트멍의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대중들은 자유롭게 생각을 이야기하며, 연인과 친구들과 함께 가벼운 술 파티를 즐기며, 삶과 자유에 대해서 거리낌 없이 소비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세상에 노출시키기를 좋아하며, 여과 없이 드러낸 자신과 친구들을 자랑스러워한다. 

 

이 사람들이 바로 베트멍의 소비자이자 베트멍을 사랑하고 베트멍의 이미지를 투영시키는 멋진 베트멍의 친구들이라는 점을 인스타그램 피드는 보여주고 있다. 

 

모든 제품의 베트멍화를 진행하고 있는 베트멍은 이제 버거에도 베트멍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햄버거 빵 위에 베트멍 로고가 찍힌 햄버거와 물아일체 된 모델의 사진을 지속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베트멍 옷을 입고 베트멍 버거를 먹는 베트멍 생활인 즉 ‘라이프스타일 오브 베트멍’을 보여주는 토털 패션 브랜드임을 스스로 증명해나가고 있다.

 

베트멍이 죽었다고 말하던 대중들과 기자들에게 보란 듯이 다양성에 초점을 두며 사회적인 메시지를 계속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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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살아있다

뎀나 바잘리아가 창조적 해체주의를 내세우며 패션계를 흔들었던 베트멍이 가치하락 됐다고들 하지만 그렇게 쉽게 무너질 브랜드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新유스컬쳐의 아이콘이자 디지털 소셜 패션 피플들의 커뮤니케이션 스토리의 주인공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여전히 베트멍은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 작업을 펼치면서 평범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베트멍 DNA를 알리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나이, 성별, 직업을 불문하고 사람들이 많이 입는 리바이스 501데님은 미국 리바이스회사가 최초로 발명한 데님이라는 특별함을 지니고 있는데, 이러한 리바이스와 협업한 베트멍의 행보는 베트멍은 죽지 않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베트멍의 디지털 유스 컬쳐를 대중화시키고 싶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베트멍과 함께 내놓은 501에는 베트멍의 간단한 로고가 새겨진 것이 가장 눈에 띄는 포인트로 베트멍 스타일의 해체주의 흔적을 남긴 퍼포먼스라고 해석하고 싶다. 

 

수많은 패션 런웨이와 포토월이 존재하며 그 스테이지 위에서 수많은 브랜드들이 자신의 메시지를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는 2021년. 

 

기존의 틀과 사고방식 그리고 구태의연한 럭셔리 엘리트주의에 반항하는 듯한 베트멍의 신유스컬쳐 메시지는 조용하지만 끊임없이 베트멍 피플들에 의해 공유되고 퍼져가며 인스타그램 스토리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유스컬쳐는 죽지 않고 끊임없이 저항한다. 그게 바로 베트멍의 사회적 존재이유다. 베트멍은 7월 22일 새로운 프로젝트를 예고했다. 넥스트 레벨 베트멍이 어떤 모습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공개될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베트멍의 새로운 브랜드 리뉴얼 프로젝트는 넥스트 레벨 2세대 베트멍이 될 거라고 예상을 해 본다. 어떤 메시지를 들고 와서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길지 기대가 된다. 리한나와 지드래곤이 사랑해 마지않던 2016년의 영광을 다시 재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베트멍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유스컬쳐는 죽지 않는다. 변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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