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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은 왜 ‘식품’을 강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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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채연 기자 (mong@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4월 07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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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4일 JR 가마쿠라역 동쪽 출구 인근에 오픈 예정인 호텔 메트로폴리탄 가마쿠라 1층에는 '무지컴'과 '카페 앤 밀 무지'가 들어선다. 이 매장은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이 모여 이어지는 점포'를 지향한다. photo=ryohin-keikaku.jp> 

 

 

2030년까지 매출 30%를 ‘식품’으로 

‘식품’은 소비자 공감 끌어내는 스토리텔러

양품계획(良品計劃)은 ‘무인양품(無印良品)’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의류부터 생활 잡화, 식품 등을 기획, 개발해 제조 유통 판매하는 일본의 대표적 SPA기업이다. 특히 2018년부터 ‘식품 강화’ 전략에 따라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매장을 출점하면서 아이디얼한 매장 환경과 구성 콘텐츠를 구현하는 트렌드 리더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2004년 양품계획이 60%, 롯데가 40%의 지분을 출자해 무지코리아를 설립하고 ‘무인양품’ 전개를 시작했다. 론칭 초기에는 다소 고전했지만 이젠 유통전문가들도 주저 없이 ‘오프라인의 미래’로 주목하는 학습모델이다.

   

양품계획도 2월까지는 무리 없이 목표 실적을 올리다가 코로나19 감염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된 3월에는 유입 객수, 매출액(기존 매장 기준)이 모두 전년 동기대비 감소하기는 했다. 

 

직영점과 자사몰, 도매 판매를 통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85.4% 수준에 머물렀다. 역시 의류 등 당장 사지 않아도 되는 상품군이 부진했던 탓이다. 하지만 식품 매출이 온, 오프라인 채널 공히 20~30%까지 신장했고 생활소품 등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상품군은 선방했다. 

 

지금의 코로나19 사태를 예견했을 리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식품 강화’는 주효했다. ‘무인양품’ 스타일의 식품 강화 전략은 무엇이고 왜 하고 있는 것일까.

日 소매 유통 전문매체인 DCS 편집부가 올 2월 초 마츠자키 사토루 사장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양품계획의 전략을 들여다봤다.    

(마츠자키 사토루(松?曉) 사장은 1954년생으로 세유스토어(現 세유)를 거쳐 2005년 양품계획에 합류했다. 같은 해 해외사업부 아시아담당 부장, 2008년 해외사업부 중국 담당 집행임원, 2013년 해외사업부장(전무), 2015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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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자키 사토루 양품계획 사장. photo=ryohin-keikaku.jp>

 

‘무심한 듯 시크한 무지’에 호응한 1020세대 

‘무인양품’은 2013년 5월에 출시한 ‘MUJI passport(무지 여권)’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신상품과 특가상품 정보, 각 매장 정보를 적극적으로 발신하고 있다. 2016년에는 양말 등 일부 생필품 개념의 상품군에 대해 품질과 가격을 상향조정하기도 했는데, 오히려 소비자들의 입점 빈도와 객단가가 높아졌다. 

 

마츠자키 사토루 사장은 특히 매장을 찾는 소비자 중 10~20대 초반이 늘어난 점을 고무적으로 본다. 요즘 젊은이들이 고액소비를 피하고 스마트 쇼핑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의 일상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무인양품’의 양말, 레토르트 카레처럼 다소 비싸더라도 품질을 고집한 상품이 젊은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무인양품’은 창업 초기부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이념과 활동을 유지해 젊은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자연보호’ ‘친환경’을 직접적으로 어필하지 않는다.

 

마츠자키 사장은 “우리는 어디까지나 상품이 갖는 의미와 제조 배경을 전달함으로써 고객에게 ‘무인양품’이 지향하는 가치를 이해하도록 한다”면서 “이런 자연스러움이 ‘무인양품’의 좋은 점이고,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포인트”라고 설명한다. 

 

식품으로 집객, 의류로 이익 챙긴다

‘무인양품’의 식품 매출은 증가세에 있지만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마츠자키 사장은 “식품만이 아니라 매출총이익을 더 확보할 수 있는 의류와 생활소품 판매를 늘리는 것도 동시 목표”라면서 “따뜻한 날씨 때문에 올 겨울 의류 매출은 목표치를 밑돌았지만 매장판매는 클리어했다”고 밝혔다. 

 

양품계획은 작년 초에 생활 잡화 부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에는 상품 카테고리 별로 수직적 조직을 운영했지만 ‘상품 · 상품 개발 담당’ ‘기획 디자인 담당’ ‘생산 · 조달 담당’으로 재편했다. 개별 카테고리가 아니라 생활 장면에 맞춰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조치로, 침대 등 ‘무인양품’이 자랑해온 제품의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해당 지역 특성에 맞춘 상품 개발도 시작했다. 중국의 경우 현지에 상품(개발)부를 설치, 중국인 체형에 맞는 침대와 시트 사이즈를 조사하고 슬리퍼 바닥을 딱딱한 소재로 변경하는 등 현지 환경과 생활습관에 맞춰 바꾸기로 했다. 

 

유럽시장에서는 문구류와 아크릴 제품, 가구 이미지가 강해 의류 구성 비율이 낮았지만 양말 등 범용 상품을 중심으로 품목 수를 확대해 의류 매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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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출처=Ryohin-keikaku.jp(2019년 2분기 기준)

 

식품은 '무인양품의 생각'을 전달하는 도구

‘무인양품’은 2018년 증축 리뉴얼한 이온몰 사카이 키타하나다점에 이어 이듬해는 긴자점과 교토 야마시나점 등 신선식품에 집중한 매장을 새로 열었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 

 

마츠자키 사장은 “기본적으로 우리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상품을 판매 한다”고 말한다. 

식품은 특히 ‘무인양품’의 정체성을 고객에게 보여주는 수단으로 매우 유용하다는 것이다. ‘무인양품’은 제품의 배경에 대한 스토리를 전달하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것을 중시하는데, 식품이 소비자에게 이런 배경을 이해시키고,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하는 도구라고 설명한다.

 

일례로 작년 12월에 일부 매장에서 판매했던 ‘불규칙 사과’는 표면에 상처나 얼룩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유통되지 않았던 상품. 하지만 야채와 과일은 동일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업제품이 아니라 모양과 색상이 제각각인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에서 ‘맛’의 기준을 재정립하는 시도였다. 

 

특히 ‘무인양품’의 신선식품 코너는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불러들이는 매우 강력한 수단이다. 

마츠자키 사장은 “우리 매장의 내점 빈도는 슈퍼마켓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향후 점포 전략의 활로를 ‘무인양품’과 슈퍼마켓 일체형 점포로 만들어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이유”하고 했다.

 

그래서 지난해 4월에 오픈한 첫 가두점인 아키노리점은 호쿠리쿠 지방에서 대형 슈퍼마켓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알비스 부지 내에 출점했다. ‘슈퍼마켓 옆 출점’ 아이디어는 주효해 내점빈도가 전체 평균 이상으로 높아졌고 목표 매출 역시 초과 달성했다. 

 

해외에서는 작년 11월에 핀란드 헬싱키에 ‘MUJI Kamppi Helsinki’를 열었다. 이 매장은 정육과 생선은 취급하지 않지만 핀란드 내 약 100개 이상의 지역 농민과 기업에서 구매한 청과,  가공 식품을 판매한다. 현지인들의 반응이 꽤 좋은데, 식품은 지역사회와의 관계성이 강해 지역에 뿌리 내리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한다. 

 

최종 목적지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플랫폼’

양품계획은 앞으로 일본에서는 매년 15~20개점을 꾸준히 출점할 계획이다. 기존 표준매장 사이즈는 830㎡ 정도지만 상품을 충분히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1650㎡ 정도 규모를 중심으로 전개하고, 냉동 및 냉장식품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식품매출 비중을 3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운영 면에서는 각 매장 근무자를 늘리고 RFID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식품은 적용하지 못했지만 의류는 상용화 시험을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우선 중국에서 매년 30개 매장을 안정적으로 출점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흑자 달성 시까지 신규출점을 동결한 상태다. 유럽에서는 2018년 말부터 출점을 재개했지만 지금까지의 대형 플래그십스토어 출점 전략은 재검토 중이다. ‘무인양품’의 세계관을 전달하는 데 대형점이 효과적이지만 현지 운영체제가 확고하지 않아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적절한 규모를 모색 중이다. 

 

‘무인양품’의 최종 목적지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마츠자키 사장은 “판매 이전에 먼저 사람이 가게에 모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개개인이 단절된 현대사회에서 관계 회복과 지역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경영 활동을 하지만 기업으로서 확고한 이익을 내지 못하면 할 수 없는 일이다. 2년 전에 만든 소셜 굿(social good) 사업부는 이름그대로 사회에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설치했지만, 동시에 이익 확보를 목표로 하기에 ‘사업부’다. 사회공헌으로 연결되고 이윤도 남길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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