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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애국 소비’ 캠페인에 속 타는 안타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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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경량 기자 (lkr@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6월 16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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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스폰서 기업 입지 흔들리나 

중국 신장 면화(털 모양의 흰 섬유질 물질) 문제가 심각하다.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강제 노동 의혹을 둘러싼 ‘신장 면화’ 문제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패션 기업들이 곤혹을 치루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을 내세운 글로벌 의류 기업들이 ‘신장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중국 스포츠 의류 시장이 자국 브랜드 중심으로 성장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나이키, 아디다스를 비롯해 글로벌 스포츠 용품·의류 브랜드가 중국산 신장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직후 이들의 실적은 감소한 반면 자국 브랜드를 포함해 신장 면화 사용을 지지하고 있는 브랜드의 제품 소비는 두드러지고 있다. 

 

6개월 전 글로벌 SPA ‘H&M’이 신장 면화 사용을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중국 언론들이 일제히 비판했고 현지 소비자들은 분노의 목소리와 함께 불매 운동이 순식간에 퍼졌다.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지 유통 기업과 미디어까지 가세했다. 

 

중국 내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기업이 H&M을 퇴출하고 있으며 각종 스마트폰 지도 애플리케이션은 정상 영업을 하고 있는 H&M 매장을 삭제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의 분위기를 고려한 현지 유통 기업과 국영 미디어들도 H&M 지우기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도 마찬가지다. 중국 국영 방송 중 자연스레 노출됐던 브랜드 이름과 로고는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에서 지난 4월 중국 토종 브랜드 안타, 리닝의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51%, 72% 신장했다. 반대로 나이키, 아디다스는 각각 56%, 79% 감소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중국의 나이키’로 불리는 리닝(LI-NING)은 전년 동월 실적의 9배 이상의 상승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부 제품 중에는 판매 가격보다 높은 프리미엄까지 붙어서 거래되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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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복잡한 안타 그룹은 중국 내 애국 소비 열풍이 불어도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中 소비자 자극한 ‘신장 면화 추방’ 

이 같은 현상은 중국 내 각종 SNS에서 이어지고 있는 ‘애국 소비’ 캠페인의 영향을 받아 한층 열기를 띄고 있는 데다 미·중 갈등 장기화와 코로나팬데믹 영향으로 내수 편향적인 소비까지 더해져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중국 스포츠 의류·용품 시장은 자국 대기업이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쫓고 있는 경쟁 구도가 이어져 왔기 때문에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타 그룹, 리닝 등 중국 내 스포츠 분야 브랜드가 ‘싸구려’라는 이미지를 깨고 다양한 브랜드 사업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고급 이미지를 더한 것도 이번 중국 신장 면화 사태 특수를 누리는데 한몫하고 있다. 

 

안타 그룹은 자국에서 ‘휠라’의 중국 판권을 확보했고 국내 패션 대형사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코오롱스포츠’, 일본 ‘데상트’와 합작 사업도 펼치고 있다. 

 

영국의 시장 조사기관 유로 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스포츠 의류·용품 시장 점유율은 나이키(미국)가 25.6%로 가장 컸고 2위는 아디다스(독일)가 17.4%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안타 그룹이 15.4%를 기록했다. 리닝은 6.7%다. 

 

나이키, 아디다스는 전년 대비 점유율이 감소했고 안타, 리닝은 상승했다. 중국의 ‘애국 소비’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면 격차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신장 면화 사태로 대약진을 거둔 안타 그룹은 웃지 못하고 있다. ‘안타 스포츠’ 외 각종 글로벌 브랜드의 중국 내 판권 및 글로벌 사업까지 펼치고 있어 끼인 처지가 됐다. 

 

자국 브랜드를 지향하는 소비가 가속화되면 중국 내수에서는 이미 판권을 확보한 글로벌 브랜드 사업이 수월하지 않게 된다. 자국 소비자 눈치를 살피며 해외 사업 부문에서만 신장 면화의 사용을 중단하기도 쉽지 않다. 

 

안타 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브랜드와 수출 의류에만 신장 면화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발각되면 중국 소비자의 뭇매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다가올 올림픽도 문제다. 안타 그룹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 위원회 스폰서 기업이다. 올림픽까지 고작 9개월가량을 남겨 두고 계속 신장 면화 사용을 지지하는 입장을 관철하기에는 국제기구와 올림픽 스폰서 기업 지위가 위태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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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이 신장 면화 사용을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중국 언론들이 일제히 비판했고 현지 소비자들은 분노의 목소리와 함께 불매 운동이 순식간에 퍼졌다.>

 

IOC 후원 물품에 신장 면화 배제 힘들어  

안타 그룹은 지난 201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 유니폼 공급업체 계약을 맺고 다가올 도쿄 하계 올림픽과 내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IOC 직원이 착용하는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를 제공하기로 한 상태다. 

 

계약 조건 중 하나가 중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더 나은 코튼 이니셔티브(Bet ter Cotton Initiative, 이하 BCI)’라는 국제 비영리단체의 가입이다. 

 

그런데 신장 면화 문제가 불거지자 안타 그룹은 BCI에서 탈퇴를 표명하며 “신장 면화를 사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사용하겠다”고 자국 소비자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상황이 복잡한 안타 그룹이 중국 내 애국 소비 열풍이 불어도 마냥 반갑지 않은 이유다. 

 

현재 안타 그룹은 IOC의 공식 유니폼의 신장 면화 사용 여부에 대한 세계 각국의 언론과 국제기구의 공식적인 질문에는 “중국 내수용 상품에는 신장 면화를 사용하고 있다”라고 답변할 뿐 해외 시장으로 수출 및 유통되는 상품과 IOC 공식 유니폼에 사용 여부에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안타 그룹이 IOC 상품에 한해 신장 면화를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중국 면화 약 85%가 신장 위구르에서 생산된다. 안타 그룹은 통합 공급망을 구축해 중국과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IOC 납품 의류만 별도로 만들어 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뿐만이 아니다. 해외 시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브랜드 사업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안타 그룹이 인수한 핀란드의 글로벌 스포츠 기업 아머 스포츠(Amer Sports)는 미국 브랜드 윌슨(Wilson), 프랑스 브랜드 살로몬(Salomon) 등 7개 해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외 세계무대로 전개되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화두로 등장한 지속가능한 경영활동에 기인한 브랜드로 가치를 인정받아야 장기적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소비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때문에 서구권 투자 전문 기관에서는 안타 그룹이 국내 소비자와 언론들의 비판을 무릅쓰고라도 글로벌 시장의 요구에 맞추거나 최악의 경우 매각 가능성까지 내다보고 있다.  

 

남은 기간 9개월 미·중 갈등의 키잡이 ‘안타’ 

일각에서는 스포츠 의류 기업 안타 그룹이 미·중 갈등 완화를 위한 키 잡이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중국은 전 세계에 자국의 발전된 모습을 어필했다. 중국 중앙 정부도 이번 동계 올림픽을 통해 13년이 지난 지금의 중국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의지를 여러 곳에서 드러내고 있다.  

 

반면 미국은 만약 신장 면화 문제와 인권 탄압 그리고 강대강 기조의 미·중 갈등이 계속 이어질 경우 올림픽 참가 보이콧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미국 내 일부 상·하 의원들 가운데 ‘완전 보이콧’ 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도 안타 그룹에 IOC 후원 기업으로서 각국의 언론과 비영리 단체 등의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에 대한 항의와 메시지 발신을 막고 그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조치를 주문할지 모른다는 분석도 따른다. 

 

안타 그룹이 중국 정부의 성공적인 동계 올림픽 행사를 위해 상당히 어려운 키잡이 역할을 강요받게 될지 여부에 따라 현지 스포츠 의류·용품 시장 지형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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