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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가 망친 ‘리복’ 다시 부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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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경량 기자 (lkr@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9월 01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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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후 15년 동안 미국 시장 점유율 늘지 않아 

美 ABG 헐값에 넘겨졌지만 부활 가능성 높아 ​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리복을 인수한 지 15년 만에 다시 미국계 어센틱 브랜즈 그룹에 매각했다. 과거 미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인수했던 브랜드를 시장에 다시 판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디다스가 미국의 어센틱 브랜즈 그룹에 25억 달러(약 2조 4500억 원)를 받고 리복을 넘기기로 했다. 아디다스는 지난 2006년 약 30억 유로(약 4조 964억 원)에 미국의 스포츠 브랜드인 리복을 인수했다. 당시 아디다스는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리복은 부진한 실적으로 아디다스 그룹 전체 수익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아디다스의 리복 매각 결정 당시, 리복의 최대 가치는 21억 유로(약 2조8789억 원)였다. 이는 매입가의 3분의 2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리복은 이미 장부가치가 전년 대비 절반인 8억4000만 유로(1조 1500억 원)까지 급감한 바 있다. 주요 투자자들이 리복을 매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결국 매입 가격대비 훨씬 낮은 가격에 급히 매각하게 된 것이다. 

 

한때 일시적이긴 했지만 나이키를 제치고 미국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스포츠 의류 브랜드 리복의 추락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리복의 실적 부진은 아디다스가 인수 후 더욱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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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복의 추락은 아디다스 탓? 

리복이 아디다스에 매각되기 전 2005년 당시만 해도 정통 스포츠 의류 및 용품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미국 내 인기 스포츠인 NBA(미국 프로 농구), NFL(미국 프로 풋볼), MLB(미국 프로 야구), NHL(미국 프로 하키) 등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거나 추진되면서 팀 스포츠 브랜드를 지향하며 거대 라이벌 나이키에 도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디다스 인수 직후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오히려 리복을 인수한 아디다스는 미국 내 스포츠 용품·의류 브랜드의 마케팅에 핵심적인 NBA와의 계약을 아디다스로 이양했고, NFL 등 다른 인기 스포츠와의 계약은 파기했다. 리복의 사업 전략도 수정했다. 

 

리복은 피트니스와 관련된 스포츠 의류 및 용품 전문 브랜드로 리포지셔닝하는데 집중했고 아디다스를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서 정통 스포츠 브랜드로 확장해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당시 글로벌 스포츠업계는 리복을 인수한 아디다스가 두 브랜드 간 경쟁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석했지만 당시만 해도 미국 시장 점유율은 리복이 17%로 월등히 앞선 상태였다. 아디다스는 5%에 그쳤다. 

 

아디다스는 유럽과 축구 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브랜드였고, 리복은 뮤지션과 여성 피트니스 그리고 미국 내 팀 스포츠 시장에서 빠르게 침투 중이었다. 그럼에도 아디다스는 리복을 남성 피트니스 시장에만 국한된 성장 전략만 고집했던 것이다. 

 

여기에 아디다스는 리복이 수십 년 동안 사용해 왔던 2개의 줄무늬와 T자 형태의 ‘벡터’ 로고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아디다스의 삼선 로고와 유사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최근들어 다시 제품에 사용하고 있지만 한 동안 금지했다.

 

소비자들 사이에 아디다스의 신발 품목이 거론되면 대부분 3개의 독특한 검은색 줄무늬가 들어간 슈퍼스타 제품을 즉시 떠올리지만 리복은 프리스타일이나 펌프 등 80년대 유행했던 단순한 디자인이 전부다. 

 

결과적으로 리복의 사업 매출은 아디다스가 인수 직후 2007년 23억 3천만 유로(약 3조 2054억 원)에서 이듬해 8% 감소한 21억4천만 유로(약 2조 9443억 원)로 6% 감소하는 등 해마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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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정체성을 잃어버려 

때문에 리복의 몰락은 아디다스가 자초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브랜드 정체성은 신발 품목에서 스타일을 자주 바꾸고 여러 카테고리로 한 번에 확장하려는 시도 탓에 더욱 악화됐다. 

 

한때 리복은 나이키, 아디다스보다 앞서 뮤지션 등 소위 요즘 말로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통해 트렌디한 스니커즈를 내놓는 등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또한 나이키와 달리 수요보다 공급량을 낮추는 희소성을 앞세운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기보다 공급량을 확대하며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신발로 만들었다. 

 

이마저도 아디다스는 중단시키며 미국 내에서 ‘나이키 킬러’로 불리던 리복을 피트니스와 크로스핏 등 트레이닝 전문 시장으로 브랜드 사업 위치를 고정시켰다. 

 

업계에서는 아디다스의 리복 매각은 오히려 리복에게 과거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디다스가 스포츠 시장을 세분화해 아디다스와 리복을 각각 세밀하게 타깃팅 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독립된 리복이 다시 강점을 보였던 여성 애슬레저를 비롯한 트렌디한 스포츠 시장으로 리포지셔닝하면 아디다스와 나이키와 경쟁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투자 업계는 리복이 아디다스에서 벗어나 다시 IPO(기업 공개)가 추진되면 미국 시장 구축에 다시 집중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챔피온, 반스 등 서브 컬쳐를 확보한 스포츠 의류 및 용품 브랜드로 부활을 기대하며 과거 브랜드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관건은 추락한 미국 시장 점유율 확보다. 세계 최대 스포츠 의류·용품 시장인 미국에서 나이키는 독보적으로 앞선 브랜드이며 다시 경쟁해야 할 아디다스 역시 격차가 크다. 

 

리복이 아디다스로 인수된 이후 이렇다 할 오리진이 확보된 제품 라인업이 부재했던 만큼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한 아이콘 전략이 시장에 다시 통할지에 성공 여부가 걸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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