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이커머스의 불법 크롤링 공방전 ‘진실 혹은 거짓’ > SPECIAL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SPECIAL

명품 이커머스의 불법 크롤링 공방전 ‘진실 혹은 거짓’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임경량 기자 (lkr@fpost.co.kr) | 작성일 2021년 10월 25일 프린트
카카오톡 URL 복사

본문

f706fa387e7195fd93bb52152dc948fe_1635047604_8124.jpg 

불법 크롤링 놓고 팽팽히 맞선 명품 이커머스 

캐치패션, 동종 업계 3사 형사 고발이어 공정위 제소 

쟁점은 무단 크롤링 혐의 적법성 여부​ 

명품 패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투자 업계의 뭉칫돈까지 흘러 들어갔던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계가 시끄럽다. 온라인 플랫폼 업계가 불법 크롤링(데이터베이스를 강제로 긁어오는 행위)과 허위, 과장 광고 이슈로 잡음이 일고 있다.

 

발단은 이렇다. 지난 달 3일 온라인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 운영사인 스마일벤처스(대표 이우창)가 경쟁 온라인 플랫폼 3사인 발란(대표 최형록), 트렌비(대표 박경훈), 머스트잇(대표 조용민)을 상대로 부정 상품정보 취득과 과장 광고, 정보통신망 침해로  형사 고발했다.

 

캐치패션은 해당 3사가 적법한 계약 없이 해외 온라인 명품 플랫폼 네타포르테, 육스, 매치스패션, 파페치, 마이테라스 등의 상품 이미지와 상품 상세 설명 등의 정보를 무단 도용해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0일, 스마일벤처스는 3개사를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동일한 협의로 신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시장이 한창 무르익으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온라인 명품 시장에서 터져 나온 법적 공방전에 업계서도 적지 않은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크롤링은 검색 엔진 로봇을 이용해 웹이나 애플리케이션(앱)의 내용을 그대로 긁어온 뒤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하는 행위인데 데이터의 가치가 높아진 지금도 크롤링 자체가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지난 2016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숙박 예약 플랫폼 ‘야놀자’가 ‘여기어때’를 상대로 낸 불법 크롤링 관련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데이터를 자산으로 판단, 데이터베이스(DB)권 침해의 첫 번째 판례가 됐다. 

 

때문에 이번 사건 결과에 따라 온라인 명품 플랫폼을 비롯한 이커머스 업계에서 데이터 침해 문제와 관련해 적지 않은 변화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캐치패션의 형사 고발과 공정위 제소에 3개사는 ‘인정할 수 없다’는 공통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3개사는 당사자인 해외 명품 플랫폼이 아닌 제3자인 캐치패션이 나선 것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해외 명품 플랫폼과 적법한 계약을 맺고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했거나, 일부 업데이트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라는 반응이다.

 

이외에도 복잡한 유통 구조에 따른 이해관계를 언급하며 업계 후발주자로서 기존의 명품 플랫폼을 견제하기 위해 이슈를 키우는 마케팅에 불과하다며 이번 사건을 평가 절하했다.

 

f706fa387e7195fd93bb52152dc948fe_1635047368_4451.jpg
 

  

쟁점은 불법 크롤링·허위 표시 광고 

이번 사건의 쟁점은 세 가지다. 3개사의 ▲저작권법 위반 ▲정보통신망 침해 ▲표시 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진위 여부다.

 

캐치패션은 법무 대리인 세움을 통해 3개사의 세 가지 법률 위반죄 적용 내용이 담긴 고발장을 서울 강남경찰서에 제출한 것이다. 3개사는 캐치패션의 문제 제기와 고발과 관련해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3개사는 캐치패션이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정품이 아닌 가품 판매 가능성이 높다고 소비자를 상대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실제로 캐치패션이 제공한 3사의 위법 행위 자료를 살펴보면 현지 부띠크로부터 명품 물량을 받을 뿐, 마이테레사 등 해외 온라인 명품 플랫폼과 협력하지 않는 3개사가 자사 홈페이지에 마이테레사 등의 명품 이미지와 데이터를 동일하게 게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명품 이미지를 촬영한 각도와 넘버 등 모든 것이 동일하다. 명품의 가품, 진품 논란을 떠나 만약 3개사가 명품 온라인 플랫폼 공식 협력 파트너인 캐치패션을 ‘패싱’하고 불법으로 데이터를 크롤링했다면 위법 가능성이 높다.

 

캐치패션의 법무 대리인 정호석 세움 변호사는 “이와 관련된 언론 보도가 시작되자 3개사 중 일부는 불법 크롤링한 것으로 의심되는 콘텐츠의 명칭만 삭제, 혹은 변경한 정황까지 발견됐다”고 말했다. 

 

f706fa387e7195fd93bb52152dc948fe_1635047436_5508.jpg 

 

누가 거짓말을 하는가 

우선 머스트잇은 캐치패션의 공정위 신고에 앞서 세 가지 법률 위반 혐의에 대응 및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오다 지난 27일 조용민 머스티잇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혔다. 

 

조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잘못된 사실을 바탕으로 언론보도와 광고 캠페인까지 만들어 기존 산업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라며 “이(캐치패션의 고발 건) 내용을 전반적으로 다루어 보려고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일문일답 형태로 고발 관련 건에 대한 머스트잇의 입장을 공개했다. 

 

그중 캐치패션이 제기한 3가지 쟁점에 관련된 머스트잇의 입장을 들여다보면 “머스트잇이 최근 론칭한 ‘부티크’ 서비스와 관련해 해외 명품 플랫폼의 상품을 무단 크롤링하고 이를 마치 부티크와 직접 계약하여 상품을 공급하는 것처럼 허위 표기했다는 캐치패션의 주장은 황당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유에 대해서는 해당 서비스는 이태리 현지 부티크와 공급 계약을 통해 직접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고 해당 부티크는 파페치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상품 이미지 또한 계약에 따라 공급받는 것이기에 무단 크롤링이 아니라고 조용민 머스트잇 대표가 직접 해명했다. 

 f706fa387e7195fd93bb52152dc948fe_1635047694_8684.jpg 

<발란의 해외 플랫폼(매치스패션) 무단 크롤링 및 사용 예자료제공=캐치패션>

 

그러면서 법적 고소 이후 어느 정도 혐의가 인정되면 해당 사실을 언론에서 다루는 게 일반적인데, 고발과 동시에 캐치패션이 다수의 언론에 ‘고발 했다는 사실’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상황과 피해자가 아닌 제3자 신분의 고발에 의문을 남기기도 했다. 

 

발란측도 비슷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발란측은 매치스패션을 제외한 나머지 리테일러사들은 정식 계약을 맺거나 공식 바이어 관계로 있다는 입장이다. 캐치패션의 고발 소식 이후 발란의 온라인 플랫폼 내 일부 판매자 정보 변경은 시스템 업데이트 과정에 따른 오기를 바로잡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세움의 정호석 대표변호사는 “3사는 매치스패션, 마이테레사, 파페치, 네타포르테, 육스 등 해외 주요 명품 판매채널의 상품 정보 이용 및 판매를 허가받는 계약 체결 사실이 없다”라며 “고발 전 캐치패션의 공식 파트너인 해외 플랫폼社를 통해 확인된 내용이다. 

 

3개사를 형사고발하면서 증거자료로 제출까지 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캐치패션은 이들 3개사의 표시·광고행위는 표시광고법이 금지하는 거짓·과장 광고로서 소비자 오인성 및 공정거래 저해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트렌비 입장도 강경하다. 트렌비는 해외 명품 플랫폼인 24S를 비롯해 쁘랭땅, 해롯, 하비니콜스, 삭스5th애비뉴, 메이시스 등 해외 대표 백화점과 공식 제휴를 맺은 공식 한국 파트너라고 반박했다. 

 

또 트렌비는 매치스패션 등 업체들과 공식 제휴 관계 기반으로 해당 업체들과 제휴 기획전을 진행하는 등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트렌비 관계자는 “위법한 영업 활동은 없다”라고 일축했다.

f706fa387e7195fd93bb52152dc948fe_1635047718_1653.jpg 

<트렌비의 해외 플랫폼(매치스패션) 무단 크롤링 및 사용 예자료제공=캐치패션>

 

 

제3자 캐치패션…직접 고발 이유

또 하나 캐치패션이 고발한 3개사는 해외 명품 온라인 플랫폼이 아닌 제3자 입장의 캐치패션의 지위에 대한 불만을 보이며 후발주자로서 마케팅 활용 목적에 강한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3개사의 위법 협의를 캐치패션이 직접 고소하면서 해당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다. 

 

이번 법적 공방의 포문을 먼저 연 캐치패션은 3개사에 비해 거래액 규모가 작은 후발주자가 맞다. 국내 명품 온라인 플랫폼 업계 1위는 머스트잇이다. 2018년 950억 원이던 거래액은 지난해는 2,500억 원으로 치솟았다. 10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월 기준 역대 최대 거래액인 290억 원을 돌파하며 이 시장 선두에 있다. 후발주자인 ‘트렌비’와 ‘발란’의 거래액과 방문자 수는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트렌비의 지난해 거래액은 1,080억 원으로 전년보다 139% 증가했다. 

 

이에 반해 캐치패션은 여전히 규모가 작다. 때문에 3개사는 이번 사건으로 소비자들 사이에 자칫 각 사에서 유통되고 있는 상품에 대한 불신과 기업 이미지에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캐치패션이 3개사를 고발함과 동시에 병행수입과 가품 사고 위험을 다루는 광고 캠페인까지 펼쳤다.

 

이에 대해서는 정호석 세움 변호사는 “저작권법 위반 및 정보통신망 침해와 표시 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의심에 대해서는 소비자도 직접 공정위·소비자원을 포함한 형사 고발 조치가 가능한 문제”라고 말했다. 

f706fa387e7195fd93bb52152dc948fe_1635047743_5532.jpg 

<머스트잇의 해외 플랫폼(파페치) 무단 크롤링 및 사용 예.자료제공=캐치패션>

 

 

하지만 일각에서는 병행수입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신만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캐치패션이 조금 앞섰다는 평가도 따른다. 

 

다만 검증된 해외 온라인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맺지 않았다는 캐치패션의 주장과 법적 공방전은 쟁점인 무단 크롤링과 허위 과장 광고 문제는 가품 및 병행수입 유통 구조와 분리해서 바라봐야 한다.

 

현재 유통 구조 중 하나인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플랫폼 내 판매자 정보 공개의 투명성 등은 사실상 해결돼야 할 문제다. 

 

최근 플랫폼社가 직접 판매와 중개 판매가 뒤섞인 유통 구조를 갖춘 곳이 많은데다 판매자와 상품에 대한 검증이 소홀해 발생하는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e커머스 시장 성장 속도는 과거 대비 지난 1년간 급속도로 빨라졌다. 시장이 커지면서 입점업체 및 소비자들과의 거래 관계 그리고 이번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지닌 부족한 유통 과정과 절차 등을 고려했을 때,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은 사실상 엉성하다. 

 

이번 명품 플랫폼 간 법적 공방전 역시 위법과 합법의 경계를 어떻게 해석할지 여부에 달렸다.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FSP 연재

POST
STAND
(주)다음앤큐큐

인터뷰

패션포스트 매거진

67호 67호 구독신청 목차 지난호보기

접속자집계

오늘
3,762
어제
5,485
최대
14,381
전체
2,219,894

㈜패션포스트 서울시 강서구 마곡중앙로 59-11 엠비즈타워 713호
TEL 02-2135-1881    FAX 02-855-5511    대표 이채연    사업자등록번호 866-87-01036    등록번호 서울 다50547
COPYRIGHT © 2019 FASHION POST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