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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5천 벌 팔았다. 코로나 이겨낸 정장 브랜드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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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희선 일본 유자베이스 애널… (hsjung3000@gmail.com) | 작성일 2021년 04월 12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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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함께 원격 근무가 급속히 확산함에 따라 정장 수요가 급감했다. 일본의 신사복 제조업체 1위인 아오야마 상사(青山商事)는 정장을 판매하던 점포를 반으로 축소하고 남은 공간에 공유 오피스를 만드는 등 코로나 위기 하에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정장 제조사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분야가 있으니 바로 ‘기능성 정장’이다. 움직임이 편안한 재킷과 바지로 구성된 기능성 정장은 구김이 덜 가는 소재로 만들어 관리가 쉬울 뿐만 아니라 포멀하면서도 활동성이 좋다. 

 

일본은 코로나 이전부터 원격 근무와 사내 복장의 캐주얼화가 진행되면서 정장 수요는 지속해서 감소했지만 기능성 정장의 수요는 확대되어 왔다. 

 

필자가 2020년 5월 칼럼에서 소개한 수도관 청소 회사가 만든 정장처럼 보이는 작업복인 워크 웨어 수트(Work Wear Suit)는 기능성 정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작업복으로 유명한 워크맨(WORKMAN) 또한 업무상 건설 현장과 사무실을 왔다 갔다 하거나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능성 정장을 출시했다. 

 

앞서 언급한 아오야마 상사는 데상트 재팬과 공동기획한 ‘액티브 슈트’를 지난 2월 선보였으며, 신사복 제조업체를 넘어 유니클로와 같은 일반 의류업체들도 기능성 정장을 속속 출시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대박 난 아오키의 액티브 워크 슈트 

기능성 정장은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집에서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동시에 온라인 화상 회의를 할 때 너무 캐주얼해 보이지 않길 원하는 사람들이 선호하고 있다. 또한 평소에 캐주얼만 입던 사람들도 가끔 재킷으로 멋을 내고 싶은 경우 일반 정장의 재킷은 너무 딱딱한 느낌을 주기에 기능성 정장을 선택한다. 

일반 정장은 주름도 잘 생기고 드라이클리닝을 맡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평소에 입기 힘들지만, 기능성 정장은 무게가 가볍고 신축성 있고 주름이 잘 생기지 않는 원단으로 가방에 접어 가지고 다니기 쉽도록 제작돼 언제 어디서든 쉽게 입을 수 있다. 심지어 세탁기로 빨아도 되고 건조도 빠르기에 매일 입을 수도 있다. 

 

최근 출시된 기능성 정장 중 가장 성공한 사례는 일본 남성 정장 업계 2위 업체인 아오키(AOKI)가 출시한 ‘액티브 워크 슈트’이다. 지난 2월 1일부터 온라인 한정으로 사전 예약 판매를 실시했고 2주 만에 완판됐다.

 

이후 15일과 22일에 추가 판매를 했고 이 때도 10일 만에 완판됐다. 약 1개월 만에 5,000벌 판매라는 정장 업계에서는 극히 이례적인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아오키 홍보실의 아키다(飽田) 실장은 “특별한 광고는 하지 않고 언론에 보도자료만 냈을 뿐이다. 이렇게까지 팔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현재 아오키 액티브 슈트는 일본을 넘어 세계 각국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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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키는 기능성 정장‘액티브 워크 슈트’출시 한 달 만에 5,000벌 판매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아오키의 철저한 원가 절감 전략

다양한 브랜드들이 기능성 정장을 출시하고 있음에도 유독 아오키의 액티브 슈트가 빠르게 팔린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를 기능성 정장 세트를 4,800엔(약 5만 원)에 제품화시켰다는 점에서 찾는다. 

 

기능성 정장과 비슷한 콘셉트의 유니클로 ‘감동 재킷’과 ‘감동 팬츠’의 경우 재킷이 5,990엔, 팬츠가 3,990엔으로 합치면 판매 가격이 세트당 9,980엔으로 액티브 워크 슈트 가격의 약 2배에 달한다. 이렇게 획기적인 가격을 어떻게 실현한 것일까. 

 

아오키는 더 이상 줄일 곳이 없을 때까지 원단의 재료비를 줄였다. 봄·여름용 재킷이기 때문에 등이나 어깨가 닿는 면의 안감은 생략했으며 안 주머니는 오른쪽만 만들고 소매 끝 단추도 2개로 줄였다. 심지어 브랜드명이나 사이즈를 표시하는 라벨도 모두 생략하고 품질표시 태그만 달았다.

 

또 바지 길이를 짧게 만들어 대부분의 사람이 밑단을 줄이지 않거나 혹은 한 번 접는 것만으로 자연스럽게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밑단을 줄일 때 자르는 천이 아깝기 때문이다.

 

사이즈 종류도 S, M, L, LL의 4가지로 줄인 것도 가격을 낮춘 비결 중 하나이다. 일반적인 정장은 체형과 키를 조합해 1개 품목에 10~15개의 사이즈로 구성된다. 

 

유니클로 재킷도 XS에서 4XL까지 8가지 사이즈가 있지만 액티브 워크 슈트는 사이즈를 4종류로 줄였다. 바지에는 허리끈이 붙어 있어 벨트 없이도 사이즈 조절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재킷도 소매가 너무 길면 접어서 착용하도록 추천하고 있다.

 

바지 밑단, 라벨까지 없애 비용을 줄이는 한편 설계와 봉제에서는 거의 타협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재킷의 팔 부분은 일반적인 정장과 마찬가지로 착용감을 좋게 만들기 위해 입체 봉제 방식을 사용했다. 입체 봉제 방식은 전용 재봉틀이 필요하지만 아오키는 중국과 캄보디아 등 해외 공장에서 이미 입체 봉제를 하고 있어 추가 비용이 들지 않았다. 

 

이 외에도 재킷의 뒷면이나 포켓의 가장자리를 보강 및 고정하는 작업에는 공을 들이는 등 정장의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필요한 공정은 줄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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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아오키>

 

설계와 봉제에서는 최상의 품질 유지 

디자인에는 아오키가 수십 년간 정장을 만들며 축적해 온 데이터를 활용했다. 예를 들어 액티브 슈트의 팬츠는 스트레이트 핏이 아니고 허리나 허벅지 부분이 약간 굵고 발목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테이퍼드(tapered)핏을 채용했다. 

 

테이퍼드 핏은 조금만 잘못 만들어도 느슨해 보일 수 있으나 상품전략기획실의 혼다(本田) 씨는 “아오키가 여태까지 축적한 일본인의 체형 데이터를 참고로 다리의 어느 부분부터 가늘게 할지를 결정하고 대부분의 일본 남성 다리 모양에 맞도록 디자인했다”며 개발 배경을 전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것

아오키의 성공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맞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만든 점이다. 아오키는 코로나 이후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제품을 빠르게 출시하고 있는데 ‘파자마 이상, 정장 미만’을 콘셉트로 한 ‘파자마 정장’ 또한 최근 주목받는 아이템 중 하나이다. 

 

“사람들의 생활 스타일이 바뀌었다. 코로나가 수습되어도 남성 정장 수요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오키의 기술을 활용하면서 새로운 시장에 맞는 상품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며 아키다 실장은 시대의 변화에 맞춘 상품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둘째, 선택과 집중이다. 제품의 콘셉트를 정한 후 필요 없는 부분은 모두 잘라 원가를 극한까지 줄이지만 꼭 필요한 기능에는 아낌없이 투자했다. 어떤 부분을 생략하고 어떤 부분을 강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에는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를 활용했다. 

 

마지막으로 ‘정장은 포멀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뒤집은 역발상이 히트 상품을 탄생시킨 가장 큰 비결로 꼽힌다.  ​ 

경력사항

  • 현) 일본 유자베이스 (UZABASE) 경영 애널리스트
  • 퍼블리 <일본은 지금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 저자
  • 일본전문매체 재팬올 (JapanOll) 객원기자
  • 전) LEK 컨설팅 도쿄, 경영 컨설턴트
  •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MBA (마케팅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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