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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패션위크 영상은 ‘오!’ 사업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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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채연 기자 (mong@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5월 07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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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서울패션위크 관련 영상 한 달 새 472만 뷰 기록

유튜브 시청자 57.4%, 해외에서 봤다
49개 브랜드 참여, 10회 라이브 커머스…매출은 7,200만 원

추계 서울패션위크, 10월 개최 예정​

서울시가 지난 3월 22일부터 4월 9일까지 비대면으로 진행된 ‘2021 F/W 서울패션위크’에서 생산된 콘텐츠의 열람 횟수가 한 달 동안 472만 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4월 21일 기준 유튜브 등을 통한 참가 디자이너 브랜드의 패션쇼 영상과 스토리 편집 영상 재생 횟수, 라이브 커머스 시청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이중 고태용 디자이너, 모델 강승현, 밴드 이날치 등이 출연한 6편의 서울패션위크 스토리 영상이 조회 수 418만 뷰로 절대 비중을 차지했다. 첫 디지털 런웨이를 선보였던 작년 ‘2021 S/S 서울패션위크’는 라이브 커머스 시청 46만 회를 포함해 107만 뷰였다. 

 

유튜브를 통해 해외에서 서울패션위크 관련 영상을 본 사람 수는 지난해 4만 8,000명에서 22만 8,000명으로 증가했고, 절반 이상인 57.4%가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 유입됐다. 

 

서울시 측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을 최초로 런웨이 무대로 선보이는 등 ‘한국의 문화’를 응집한 영상 제작 방식이 열람 횟수 증가에 주효했다고 봤다.

 

이승택, 양혜규 등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거장의 작품들과 국보 83호 반가사유상을 비롯한 삼국시대 유물, 판소리와 한국무용 등을 K-패션과 어우러지게 담아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마포 문화비축기지, 한강 일대를 배경으로 한 런웨이 영상이 서울의 매력을 잘 드러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관광 활성화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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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린전>

 

49개 브랜드, 10회 라방 매출 7,200만 원

패션쇼와 관련한 영상 재생 횟수는 직전 시즌 대비 4배가량 늘어난 데 비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네이버 쇼핑 라이브를 통해 진행한 라이브 커머스 방송 시청 횟수는 30만 회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브 커머스에는 이번 S/S 시즌 재고를 보유한 서울컬렉션 참가 15개 브랜드, GN 11개 브랜드, 트레이드 쇼 참가 23개 브랜드 등 총 49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총 127개 아이템, 4만 원대 볼캡부터 50만 원을 훌쩍 넘기는 트렌치코트까지 구색도 다양했다. 

 

3월 29일부터 4월 9일까지 총 10회 진행된 라이브 커머스의 전체 매출액은 7,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1개 브랜드당 평균 약 147만 원의 매출을 올린 셈. 소비자 판매가 처음이거나 샘플을 판매한 브랜드라면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지만, 아이템과 가격을 채널 성격에 맞춰 준비한 브랜드에는 그다지 성에 차지 않는 결과다.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에서 패션 아이템을 구매하는 소비자층 자체가 협소하기도 하고, 라이브 커머스 시도가 이제 두 번째여서 덜 알려지기도 했다. 회차당 5개 안팎의 브랜드를 소개하다 보니 TV홈쇼핑과 같은 집중도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전 시즌 대비 시청 횟수 급락은 영상으로 디자이너 브랜드 패션을 접하는 서울패션위크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 소비 기회로 ‘아직은’ 파고들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앞으로 서울패션위크가 현장 패션쇼를 재개하더라도, 온라인 홍보와 판매를 병행하면서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내수 활성화를 계속 지원하겠다면 또 다른 접근 방법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다음 시즌 수주를 위해 제작된 컬렉션을 패션쇼라는 방법으로 포장해 선보이는 것이 지금까지의 패션위크다. 이 방식을 D2C가 가능하도록 원천적으로 바꿀 것인지, 일반 소비자에게도 프리 오더로 다가갈 것인지, 각 브랜드에 ‘See now, Buy now’ 시스템을 지원할 것인지, 양산이 어려운 신인과 영세 브랜드는 배제할 것인지, 낮은 인지도와 가격저항을 넘어설 묘안이 있는지 등 숙제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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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곽현주컬렉션>

 

서울패션위크만의 방식은 무엇인가 

3월 24~30일까지 진행된 온라인 수주상담회에는 71개 브랜드가 참여했고, 103명의 해외 바이어들과 총 784회, 브랜드당 평균 11회 상담이 이뤄졌다.

서울시는 상담이 실제 계약 성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수량과 가격 협상, 실물 샘플 확인 등의 추가 정보 제공이 필요한 만큼 이달 말까지 후속 절차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자체 플랫폼에서 이뤄진 수주상담회 외에 유럽·미주 바이어 180여 명이 등록돼 있고, 상시 수주 상담이 가능한 온라인 B2B 플랫폼 ‘르뉴블랙(renewblack)’에 서울컬렉션 참가 브랜드 14개를 입점시켰다. 

 

곽현주컬렉션, 두칸, 홀리넘버세븐, 라이, 까이에, 엔엔에이, 비뮈에트, 빅팍, 석운 윤, 얼킨, 파츠파츠 임선옥, 에몽, 티백, 쎄쎄쎄 등이다. 

 

이 온라인 수주상담회의 성과를 논하는 것은 섣부르다. 서울패션위크여서가 아니라 전 세계 어떤 패션위크도 코로나 팬데믹의 전후를 예측하고 최선의 방법을 찾았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저 온라인 패션 소비 트렌드로 미루어 코로나 이전 방식으로 완벽하게 돌아가지는 않으리라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국내 소비자 판매뿐만 아니라 해외 수주를 겨냥한 활동도 ‘서울패션위크만의 방식’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우선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공동화에 더욱 몸살을 앓는 유럽과 미국의 유명 백화점 체인을 핵심 바이어로 계속 겨냥하는 것이 맞는지 업계 안에서도 고민이 깊다. 

 

이는 서울패션위크 개최 시기를 유럽과 미주 바이어들이 수주하는 시즌에 맞춰 현행보다 한 달 정도 앞당겨야 한다는 해묵은 논쟁과도 연결된다. 아직은 서울패션위크가 2~3월 초 열리는 뉴욕, 런던, 밀란, 파리패션위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므로 개최 시기를 4대 패션위크가 다 끝난 후로 잡았다.

 

하지만 다음 시즌 오더에 희망을 걸고 유럽, 미주 바이어 초청에 시간과 돈을 들이기보다 국내 플랫폼을 통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에 집중하고, 수주나 일반 판매 모두 가능성이 더 높은 중국과 일본, 중동과 동남아 시장으로 확대 전략을 모색하는 편이 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또 코로나 상황으로 더욱 파워를 키운 파페치나 육스 등 글로벌 온라인 패션몰도 점점 시즌에 임박해 오더를 하고 있어 6개월 이른 컬렉션 발표가 ‘정석’으로 유지될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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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마노드>

 

서울패션위크 무용론에 대하여

그러면 현장 패션쇼, 수주회 중심의 서울패션위크는 이제 존재의 가치가 없나? 

 

서울패션위크 참가 브랜드 다수가 구찌나 토리버치 정도의 인지도를 가졌다면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는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겠다. 패션쇼 영상이 자체 채널에서만 1억 뷰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고, 3D 가상 스토어에도 접속자가 몰린다. 또 실물 판매는 물론 게임 속 캐릭터나 아바타에 입히기 위해서도 소비자의 지갑이 열린다면 말이다.  

  

설마하니 사업을 하는 디자이너가 MZ세대에게 어필하고, 온택트 시대에 적응해야 한다는 현실을 부정하진 않을 것이다. 다수의 디자이너가 토로하는 것은 타깃 시장에 브랜드 정보를 도달하게 하고, 호응을 얻는 활동을 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8년 동안 국내외 트레이드 쇼에 참가해 차근차근 성장해 온 한 디자이너는 “본인이 셀럽이 될 정도로 인스타그램을 관리하고 인플루언서와도 친분을 쌓아야 협업 의뢰도 들어오고 판매 채널이 열리는 시절”이라면서 “쇼와는 맞지 않는 컬렉션, 쇼피스도 만들지 않는데 패션쇼 영상 홍보는 답이 안 나오고, 대면 수주회가 없으니 기존 바이어 관리 외에 한 발짝도 진전이 없다”라며 한숨을 내쉰다.        

 

디지털 패션쇼나 SNS 인플루언서에게 기댄 홍보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이야기. 어떤 디자이너 브랜드에는 서울패션위크가 무용지물일 수 있지만 어떤 이에게는 유일한 공식 홍보 창구이거나 바이어 상담 플랫폼이다. 영상도 누가 알아야 보아줄 수 있고, 인플루언서의 언급은 뜸하면 또 잊혀진다. 

 

냉철하게 현실을 짚어보자. 개별 디자이너의 글로벌 경쟁력이 부족하다면 ‘서울패션위크’라는 간판 자체의 위상을 더 강화하는 방법이 지금으로선 최선으로 보인다. 코로나 이전에는 서울패션위크 기간 동안 행사장인 DDP 광장에 깜짝 놀랄 정도로 몰려든 세계 각국의 패션 피플들로 인해 외신들에게 ‘K-pop이 연계된 K-culture의 종합예술’이라는 평가도 받았었다. 바이어가 제 돈, 제 시간을 써서 찾아보는 컬렉션, 프로그램이 있다면 온오프가 상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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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카루소>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한국사람’으로 제한한 참가 자격부터 검토하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서울패션위크 참가를 원하는, 절대 적지 않은 실력파 해외 디자이너들에게 참가비를 받고 일정을 배정할 수 있다. 우리 브랜드들은 정부와 지자체 지원으로 뉴욕과 파리에 그런 식으로 나가면서 외국인의 진입을 원천봉쇄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유능한 총감독을 해외에서 선발하면 어떨까.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가까이는 서울시향도 2년 전부터 핀란드 출신의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이 이끌고 있지 않은가. 돈이 문제라면 스폰서십을 좀 더 유연하게 제안해 재정 자립도를 높여 추진하면 된다. 글로벌을 외쳐 온 서울패션위크에 글로벌 시스템이 과연 있었는지부터 점검해 볼 일이다.     

 

한편 추계 행사 ‘2022 S/S 서울패션위크’는 오는 10월 개최 예정이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현장 패션쇼 재개 또는 비대면 진행을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디자인재단이 6년 동안 위탁해 진행해 온 사업을 시가 직접 운영하는 첫 시즌인 만큼, 오프라인 행사를 할 경우  DDP를 벗어나 이제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히든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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